[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프랑스 최고의 축제 니스 카니발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프랑스 최고의 축제 니스 카니발
  • 경남일보
  • 승인 2022.02.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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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불어로는 꺄르나발-carnaval)이라는 단어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원은 라틴어 ‘carne levare’ 즉 ‘육고기를 제거한다’는 의미이다. 카니발은 사순절을 앞두고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며 노는 캐톨릭적 전통 축제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되새기며 금욕을 해야 하는 사순절 기간이 시작되기 전,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만나러 베들레헴을 찾은 것을 기리는 축일(1월 6일)부터 참회의 화요일(Mardi gras)까지 풍족하게 먹으며 연회를 벌이고 서커스, 가면무도회, 거리 축제 등을 즐기던 풍습이 오늘날의 카니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축제를 여는 전통은 이 기간이 끝나면 육류의 섭취를 금하고 절제하는 기간인 사순절(예수가 세례를 받은 뒤 40일 동안 황야에서 금식을 하고 사탄의 유혹을 받으며 보낸 기간을 기념해 생긴 관습으로 부활절 전에 행해지는 40일간, 십자가를 생각하며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깊은 명상과 경건의 생활을 하는 기독교적 절기)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마음껏 먹고 신나게 놀자’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Carnaval do Rio de Janeiro),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꼽히는 니스 카니발( Varnaval de Nice)이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에 니스 마세나 광장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니스 카니발에 대한 첫 기록은 12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프로방스(Provence)의 백작이었던 샤를르 당주(Charles d’Anjou)가 니스 카니발의 환희에 찬 날들을 즐기기 위해 다녀갔음을 언급한 백작의 연대기 내용이다.

니스는 마르세이여(Marseille)와 이탈리아의 제노바(Genova) 사이에 위치한 항만 도시(인구 34만여 명)로 프랑스의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니스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연안 지역은 ‘꼬뜨다쥐르’-‘쪽빛 해안’이라 불리며, 연중 온난한 날씨와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18세기 중반부터 부유한 유럽인들이 겨울을 보내기 위해 모여드는 세계적인 관광지, 휴양지로 자리잡아왔다. 니스 카니발은 겨울철 관광지로서 인기를 얻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18세기 이후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공식적으로 니스 시 차원에서 카니발을 주관하기 시작한 것은 1873년 니스 시당국에서 앙드리오 사에똔느에게 축제위원회를 조직케 하여 기획에서부터 모든 총괄 지휘감독을 위임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환상적인 카니발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1873년에 축제 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조직화된 축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니스 카니발이 전개되는 장소는 마세나 광장에서 프로므나드 데 쟝글레(Promenade des Anglais-‘영국인들의 산책길’)로 이어진다. 영국인들의 산책로는 니스가 18세기에 이미 부유한 영국인들의 겨울 휴양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생겨난 명칭이다. 영국인들은 음산한 영국의 겨울을 피해 니스 해변가의 온화한 햇빛 아래서 겨울을 보내곤 했는데, 이러한 겨울 휴가는 유럽의 다른 부호들에게 퍼져나갔고, 이때부터 니스 카니발은 니스에 모여든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겨울 축제로 인기를 얻어갔다.

니스 카니발은 화려하고 기괴한 거대 조형물의 행렬, 꽃마차와 기마 행진, 가장행렬, 색종이 날리기, 밀가루 전쟁, 불꽃놀이 등이 축제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1876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꽃들의 향연(Batailles de Fleurs)은 모든 관람객들의 환호를 자아낸다. 초창기에는 꽃을 주고받는 형태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스무 대의 꽃전차의 퍼레이드와 함께 젊은 남녀들이 관중들에게 꽃을 던지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들이 펼쳐진다. 이 꽃들의 향연에서의 주인공 꽃은 이른 봄 지중해 연안을 노랗게 물들이는 봄의 전령사 미모자(mimosa)이다. 니스 카니발엔 매년 12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지난 2020년에는 1800명의 고용창출과 3000만 유로의 경제적 유발효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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