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百貨店-Department store)은 한 건물 안에 수많은 상점들이 입점하여 고급스런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백화’란 글자 그대로 백 가지(수많은) 재화(상품)를 갖추고 있는 매장이라는 뜻이다. 세계최초의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빠리에서 개장한 르 봉 맑셰(Le Bon Marche) 백화점으로, 당초에는 빠리에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성업 중이던 대형 의류포목점이더 다양한 상품들을 갖추며 확장된 형태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선도국인 미국 최초의 백화점인 캐스트 아이언 팰리스(Cast Iron Palace)가 1862년 뉴욕에 개장하면서 미국과 세계로 백화점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 일제강점기 시절로, 대부분 일본 자본의 백화점들이 진출한 형태였다. 그 가운데 1930년에 문을 연 미츠코시 경성점이 규모나 상품의 다양성에서 선도적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1931년에 한국 자본으로 개장한 화신백화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부산과 평양, 대구, 광주 등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도 백화점들이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 현존하는 제일 오래된 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건물이다.
광복 이후에도 백화점과 백화점 고객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백화점 산업이 급성장하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소득수준이 낮다보니 일반 서민들의 구매력은 제한적이어서 부유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매장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 경제가 호황기에 들어서면서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재래시장 대신 백화점에 가는 고객층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고객수가 늘어나자 많은 기업들이 백화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건설 붐과 함께 백화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업체가 난립하던 백화점 시장은 1997년 말의 외환위기를 맞아 IMF 구제금융 체제를 거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롯데나 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지방 백화점들을 대거 인수하면서 전국구 백화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미국 뉴욕의 헤럴드 광장에 위치해 있는 메이시스(Macy’s)백화점에는 1924년 이후로 ‘THE WORLD’S LARGEST STORE’(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이 백화점은 2008년 9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총 810개의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의 기록은 2009년 대한민국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로 넘어가게 되었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에 공식 등재된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면적이 50만9810㎡로 메이시스의 두 배 정도이다. 전 세계 177개국에서 25개 언어로 번역되는 기네스북에 이름이 실리면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게 되고, ‘세계 최대 백화점 보러 가자’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되어 외국관광객들까지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2021년 국내 백화점 유통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AK(애경플라자) 등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매출을 합산한 결과 총 33조 892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조원 매출을 기록한 점포는 11개에 달한다. 신세계 대구점, 현대 무역센터점, 현대 본점, 롯데 부산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 본점이 새롭게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은 신세계 강남점이 2조 4940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00년 10월에 개장한 이래 2010년 개장 10주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하고 2020년 점포를 리뉴얼하고 신관증축을 하면서 2조 2394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지난해 2조 5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세계 1위에 등극하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명품 상품군의 강화로 국내 백화점 가운데서 가장 높은 인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2조 3000억원의 빠리 걀러리 라파예뜨, 3위는 토쿄 이세탄 신주쿠점, 4위는 한큐 우메다, 5위는 런던의 해로즈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