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술의 실체(實體)와 주도론(酒道論)
[경일춘추]술의 실체(實體)와 주도론(酒道論)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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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정부에서는 국민건강을 위해 담배와 술 줄이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칠십 평생 술을 비교적 즐겨온 필자로서는 어딘지 개운치 않은 아쉬움과 함께 안도감이 교차한다. 나름대로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술의 실체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기술해본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춤 노래, 술을 사랑해 왔다. 이 세 가지는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매우 광범위하게 인생의 고락을 큰 환희로 전환시킬 수 있는 인간 본연의 자생적 산물이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인간의 만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생명수(Aquaviate)라고 이름을 지었고 그 후 전 유럽에서 각광을 받자 의사들까지도 각종 환자와 일반인에게까지도 널리 마시도록 권장했다. 심지어 ‘의약의 왕’이라고까지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술의 실체에 대한 서양인들의 견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동양인에게 술은 자연물 중에서 결코 결합될 수 없는 위대한 두 물질, 즉 ‘물과 불이 합쳐진 것’으로 인식했다. 이것은 곧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는 생명회복의 명약 초백제(招魄劑:혼백을 부르는 약제), 즉 재생할 수 있는 신기(神氣)가 있는 음식으로 봤다. 물(水)은 원래 정적이고 불(火)은 동적임으로 ‘정(靜)적인 물’에 ‘동(動)적인 불’이 더해져서 술이 된다는 이론이다. 결국 지상에서 생산되는 가장 고양(高揚)된 음식인 술을 신(神)에게 바침으로써 술은 신과 매우 가까운 음식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신바람이 생기고 그 바람을 따라서 신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술은 야누스의 얼굴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많이 마시면 독이 되고,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기도 한다. 주변에 술을 장기간 마시면서도 장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이 되도록 적당히 마신다.

결국 이런 분들의 음주습관은 전대의 명현들이 남긴 주(酒)의 오덕을 따른 결과이다. 오덕은 ‘인사불성까지 마시지 마라’, ‘요기(療飢)로 마셔라’, ‘원기회복으로 마셔라’, ‘웃으며 마셔라’, ‘함께 어울려 마셔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매우 불안하고 불확실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여 그들 모두는 술과 같은 강도 높은 중독성 식품의 유혹과 욕구로부터 쉽게 벗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우리는 성스러운 그 삶을 술로 인해 조금이라도 훼손할 수는 없기에, 이제라도 술의 실체와 주도론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깨우쳐서 실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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