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승산마을의 도전·개척 기업가 정신수도 의미
[경일시론]승산마을의 도전·개척 기업가 정신수도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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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2018년 7월 10일 한국경영학회는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했다. LG·삼성·GS·효성·넥센·대교·대동공업 등 글로벌기업 창업주 300여 명을 배출한 창업지역의 대표적인 사실을 넘어 우리 기업이 세계로 뻗어가는데 정신적 지주를 삼을만 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정신 뿌리를 널리 알리고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기업 인재상을 제시, 우수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창업인들의 훌륭한 사상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계승발전 시켜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진주시 지수면 승산(승내)은 근·현대 글로벌 기업 이전에 허씨(許氏)·구씨(具氏) 두 가문에서 1만석 2가구·5000석 2가구·2000석 3가구·1000석 9가구 등 1000석 꾼 이상이 16가구에 4만5000석의 부자들이 있었다. 기업가정신 수도의 산실인 승산은 550년 전 김해허씨(金海許氏)의 세거 이후 300년 전 능성구씨(綾城具氏)의 이거로 삶의 터전을 일구어온 유서 깊은 집성촌 마을이다. 청원리 재령이씨(載寧李氏) 400년·압사리 의성김씨(義城金氏) 300년 등 장구한 집성촌 씨족마을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지수초등학교 출신 1세대 창업 기업인들의 기업명이 금성·삼성·효성 등 별과 관련된 명칭인 점도 특이하다. 1980년대 한국 100대 기업 중 지수초등 출신이 33명에 달할 정도로 경제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지역이다. 승산은 안동하회마을 못지않게 허씨·구씨 종가 등 99채의 고택이 잘 보존된 선비문화와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구한말까지 부자들이 많아 방앗간만도 4개나 있었다. 기업가로 LG그룹의 구인회·구자경 회장, GS그룹의 허준구·허신구·허창수·허동수 회장,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 등 대기업 창업주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수초등학교는 이들을 길러낸 교육의 전당이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승산 부자 집안과 혼맥 맺기를 원했다. 옛부터 승지(承旨) 2명 등 인물도 많이 배출됐다. 부자 중 1000석을 11대나 이어온 가문도 있었다. 부자들은 근검절약과 겸손, 화합정신과 바른 생활, 당할 때 당하더라도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독립운동 자금 지원의 구국·구휼정신 등 지도자로서 걸맞는 도덕과 철학의 노블리스 오블리스 정신을 잘 지켰다. 그래서 광복 직후부터 6·25 전쟁 기간에도 좌·우파 간에 살생이 없었던 곳이다. 겹사돈 간인 구씨와 허씨 기업이 지난 2005년 LG에서 GS가 분리 때 갈등·잡음이 없었다는 점은 다른 기업들에 모범이 됐다.

하나 지수면 역시 인구가 급격히 줄어, 100년 역사의 초등학교가 폐교, 매물로 나와 대한민국 창업주를 배출한 유서 깊은 역사의 현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늦게나마 초등학교를 기업가 역사관·기업가 사관학교 등 기업가 정신교육중심지로 추진하는 것은 다행이다. 시는 54억원으로 폐교를 기업가 정신교육센터·전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곧 문을 열 예정이다. 80억원으로 마을에서 편안하게 쉬며 ‘부자명당’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도록 부자관광지화의 테마마을로 조성 중이다.

기업수도 성지인 방어산 아래 승산은 풍수상 부자들이 많이 배출된다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지형과 20리 안에 부자 3명이 난다는 전설인 남강 의령 솥바위가 있다. 소멸위험지역에 속한 지수면과 승산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유토피아 마을 조성’ 계획에 기대가 크다. 남은 과제는 지수초등학교와 승산마을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을 계승하는 성지로 개발, 국가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창업주들의 개척, 도전 정신을 청년들에게 일깨우는 소중한 장소로 만드는 것이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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