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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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2.03.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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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고성출신 정희선 수필가의 국제시장 이야기(1)
고성 출신 수필가 정희선은 수필집 ‘국제시장’(2021, 수필과 비평사)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방송통신대학교를 나오고 동아대 사회교육원 산문창작반을 수료했다. 시집 ‘몽돌’, 수필집 ‘국향과 어머니’를 출간했고 이번에 이 ‘국제시장’을 선보였다. 수필집의 첫작품은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이 개장한 지 70주년이다. 국제시장은 해방이 되자 일본인이 철수하고 외국상품과 전시물자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도떼기시장으로 불리며 형성되었다. 1948년에 자유시장으로 개명되었으나 그 이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1950년 5월부터 현재의 이름인 국제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적어 나간다.

‘도떼기’시장에 대한 의미를 두고 김열규 교수는 ‘도떼기’를 경매에서 낙찰을 볼 때 장사치가 외치는 일본어 돗따(취득하다)에서 온 것으로 언급한 바 있고 일본어학자 정음교수는 ‘都’는 모두를 뜻하고 떼기는 물건을 한꺼번에 산다는 것이므로 ‘한자어와 고유어’가 결합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수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육이오 전쟁을 치르면서 피난민이 가세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제일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이름 값을 했다. 길 건너는 부평동 깡통시장이 형성돼 있다. 수입품 화장품 장신구 통조림 의류 일제 상품 술 담배 등이 거래되고 전국으로 팔려나가 국제시장과 나란히 이름을 날렸다.”

이어서 국제시장 큰불에 대해 자세히 기록한다. “국제시장에 6·25가 나던 해 1950년 12월에 큰불이 나 시장 전체가 불탔다. 연이어 1953년 1월에는 대형화재가 발생해 시장이 다시 소실되었다. 이 때 이재민이 3천여명에 달했다. 그 피해액이 1천 4백여원이나 되었다. 당시 상점들은 기차간처럼 기다랗게 붙은 판자집이었다. 한파에 시린 손발을 쬐기 위해 불을 피웠을 테고 화재로 이어졌을 것이다. 피해 금액만 보아도 시장 규모가 짐작이 간다.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 일어났다. 1960년 12월에는 4공구에서 1968년에는 5공구에서 불이났다. 1970년에야 콘크리트로 다시 지었다. 하지만 1995년에 또 2공구에 불이 났다. 2001년과 2005년 연이어 4공구에서 불이 났다. 국제시장은 부산시 중구 신창동에 있다. 여섯 공구로 나눠져 각각 A, B동으로 나란히 12동이다. 부평 깡통시장과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기다랗게 늘어선 2층 콘크리트 건물이다. 1공구는 안경 문구 공예품 일반 잡화상이, 2공구는 액세서리 속옷 양말 가방 주방가구와 칠가구가, 3공구에는 스카프 손수건 머플러 양말 의류 문구 모자 침구류가 들어와 있다. 4공구는 메리야스 주단 한복 수예 거울 액자와 그릇이고 5공구는 주단 포목 한복 수예품 등이다. 6공구는 주단 운동복 기계 공구와 전기 전선 등을 판매한다.”

정 작가는 스스로 국제시장에 발디딘 해를 1967년 봄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때민 해도 시장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나는 국제시장 2공구 2층 메리야스와 스카프 도매상에 취직했다. 낮에는 점심을 먹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야 하는 바쁜 점원 생활을 했다. 밤에는 걸어 5분 거리인 용두산공원 아래에 있는 ㄷ야간여중에 다녔다. 가게에서 월급을 적게 받는 조건으로 야간 여학교에 들어갔다. 한데 손님이 끊이지 않고 들이닥쳐 등교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이마빡에 단골 지각생이라고 써붙이고 다닐 지경이었다.” 그러던 그는 1974년 4월 증순에 가게를 개업했다고 말한다.

“3공구 B동 2층, 지금 자리에 가게를 개업하게 되었다.그해 10월 하순에 고향 동네 초등학교 동기인 남편과 결혼식도 올렸다. 나와 꼭 같이 호적에 2년 늦게 오른 남편은 결혼 후 백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군에 입대해버렸다. 가게가 너무 바빠 편찮은 친정 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와 아기를 봐주고 사위의 빈 자리를 채워 주셨다.” 이제 국제시장은 자기의 혈맥이 흐르는 자기의 생명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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