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런 교육감이면 어떨까?
[기고]이런 교육감이면 어떨까?
  • 경남일보
  • 승인 2022.03.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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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


치열했던 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는 분열과 갈등이 잦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대는 적폐, 우리는 절대선이라는 시각을 뛰어넘어 승자는 패자에게 아량과 위로를 전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승복하고 축하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이탈리아를 부흥시킨 알치데 데가스페리 전 총리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정치꾼이 아닌 정치가가 태어나는 아름다운 경쟁이 펼쳐지는 장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있음을 명심하라는 뜻이리라.

2022년 6월 1일 단체장(교육감) 선거가 시행된다.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의 브레인으로서 지방자치행정 및 교육의 지방자치시대에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자리이기에 교육 현장에 몸담은 1인으로서 다음과 같은 자질을 갖춘 분이 교육감 자리에 도전을 했으면 한다.

첫째, 우리 아이들(유초중등 재학)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이는 행정을 뛰어넘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유초중등 교육 현안과 행정에 식견과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불나방처럼 논공행상과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앞세우고 나타나는 사람이 아니라 순수한 교육 수장이자 행정가로서의 역량과 리더십이 있는 인물이어야 학교 현장의 실정을 바탕으로 현안에 신속하고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좌우(내편, 네편) 진영 논리에서 탈피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견지하고 교육의 수장으로서 교육자의 사표가 되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는 교육 현장에서 정치적 논리가 교육적 가치보다 우선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정치권의 이념 편향적인 행태의 요구에는 과감하게 “아니오.(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백년대계를 고민하는 모습이었으면 한다.

넷째, 교육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경우 최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행정의 집행을 위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교육감 개인의 시각과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최우선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 수렴의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

다섯째, 선거 때에 도와준 측근에게 논공행상 형태의 편법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자리를 제공하고 본인이 몸담았던 특정 단체 출신들이 공모직을 독식하는 소위 말하는 측근 심기 행위는 지양하여야 한다. 여섯째, 말하는 입보다 듣는 귀를 먼저 움직이는 입장을 견지했으면 한다. 요즘 사회에서 상대의 입장을 먼저 들어주는 경청의 자세는 교육 현장의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며, 오랜 갈등과 매듭을 푸는 실마리를 리더로서 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끝으로, 교육의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의 입장을 헤아려 학생이 가고 싶은 곳, 교직원이 평생직장으로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곳, 학부모가 만족을 느끼고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학교 현장이 되도록 늘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공감하며 행동하는 자세의 교육감이라면 ‘꾼’이 아니라 ‘가(家)’라 불러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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