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요동치는 정국, 참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현장칼럼]요동치는 정국, 참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 이웅재
  • 승인 2022.03.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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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국민과 군민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며 추진하는 일이 견제기관의 벽에 부닥쳤다는 점에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선인과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가 동병상련의 처지로 다가온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때 공약에서 밝힌 집무실 이전 문제로 현 정권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신구 권력의 마찰을 두고 집권 후 겪게될 국회와의 갈등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두현 군수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스포츠마케팅의 화룡점정 격인 고성유스호스텔 건립 사업이 군의회 반대로 멈춰섰다. 덩치와 무게로 볼때 대통령직과 군수직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거대 양당체제에 기반한 갈등이란 점에서 예시로 차용, 행정기관의 수장과 의회 장악 세력이 달라 갈등을 빚는 현상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다.

지난 9일 대선에서 승리한 윤 당선인의 당적은 국민의힘이고,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백두현 고성군수의 당적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윤 당선인은 거대 야당이 자리잡은 국회를, 백두현 군수는 보수 주류인 군의회와 화합해야 매사가 순조롭게 풀릴 터다.

여와 야, 출신을 따져 대립하면 항상 불협화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도에서 사사건건 ‘하겠다’, ‘막겠다’로 입장 바꿔 펼치는 공방전은 결국 ‘과욕에 따른 오류’와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될 뿐 당위성을 따지면 양자 모두 오류 투성이요 결과는 국민과 군민 피해로 귀결된다.

우리나라 정치판을 양분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과 세력을 달리해 편 갈린 민심을 등에 업고 소모론적 정쟁만 일삼는 가운데 사회 일각에서는 “자칭 타칭 지도자란 사람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이 지도자를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실상”이라고 개탄한다.

정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정치인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케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 국민은 선거로 정치인에게 일정 기간 권력을 위임한다. 계약직 공무원에 불과한 임기제 정치인은 당연히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소명을 받은 정치인이 이를 외면하면 선거로 심판 받는다. 그런데 걸음도 떼기 전에 갈등 양상을 보이는 작금의 윤 당선인을 보면 과연 국민이 부여한 소명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보수판 지역에서 진보의 기치를 들고 등장한 백두현 고성군수도 이런 의문에서 비켜나 있지 않다. 현 정권 실세로 고성군에 위대한 성과를 남기겠다는 의욕이 앞서 또 다른 민의의 대변인인 군의원과의 협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욕속부달(欲速不達), 욕교반졸(欲巧反拙)이란 문구가 떠오른다.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일이 진척되지 않는 것이 욕속부달이고, 너무 좋게 만들려다가 그대로 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욕교반졸이다. 안팎으로 노력해서 알을 깨고 나온다는 ‘줄탁동시’의 교훈을 새겨야 욕속부달과 욕교반졸의 과오를 막을 수 있다.

자정 기능을 상실한 여야의 극한 대립이 우려되는 가운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역을 위해 일하는 진정한 일꾼을 뽑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선택하는 것이지 선택받는 것이 아니다’는 주인 의식으로 경상·전라·충청 등 지역색에 기댄 무능력 악성 일꾼을 가려내는 시작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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