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어둠의 손가락은 당신을 향할 수도 있다
[대학생칼럼]어둠의 손가락은 당신을 향할 수도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4.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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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정유정 편집국장


우리는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권리가 있다. 설령 그 소재가 평범한 일상에서 느낀 생각이나 시답잖은 이야기일지라도, 우리의 내뱉고자 하는 의지를 막을 수는 없다. 시기 좋게 SNS도 함께 발달하면서, 현대 사회는 본인의 의견을 타인에게 피력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화했다. 이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존재하는 걸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넘어서서, 타 지역, 타 국가에 거주하는 이들과도 닿을 수 있다. 넓어진 네트워크망은 우리의 삶을 둘러싸는 많은 요소들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모든 게 좋을 수만은 없듯이, 어두운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했다.

사생활 침해나 관련 범죄 등 요즘은 사이버상에서 비윤리적인 사건이 들끓는다. 그중 꾸준히 언급되어온 하나를 꼽자면 ‘악성 댓글’을 말할 수 있다. 악성 댓글에 시달려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리거나, 혹은 공황장애에 평생 시달리는 연예인의 수가 상당하다는 기사를 접해봤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안타깝다. 세상이 그 사람에게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좋았을 텐데.” 대부분 타인의 불행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연민의 눈길을 보낸다. “휴. 나는 연예인 안 해서 다행이다. 나라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내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긴 적은 없는가.

안타깝게도 자신은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지 않을 거라 여긴다면, 이는 오산이다. 그들은 연예인이니까, 그리고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불특정 다수의 지적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이 고도화되고, 네트워크망이 확대될수록, 비록 우리가 연예인이 아닐지라도 무분별한 비방에 시달릴 가능성은 존재한다. 실제로 뉴스를 보면 요즘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일반인도 무분별한 악성 댓글에 고통을 받는다. 그러므로, 예측 불허한 악성 댓글 작성자의 총구는 언젠가 나를 향해 겨눌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익명을 사용하여 나의 정체를 숨기고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할 수 있으니, 이를 악용해 누군가를 혐오하기 쉬워진 세상이다. 그러니 나도 악성 댓글로 고통에 시달리거나, 혹은 누군가를 나의 손가락으로 고통에 빠뜨리게 할 수도 있다. 악성 댓글에 정신을 못 차리는 이도 결국은 나와 같은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쉽게 상처를 주는 세상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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