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조선업계, 악재를 넘어서라
[기자의 시각]조선업계, 악재를 넘어서라
  • 배창일
  • 승인 2022.04.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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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기자


지난해 시작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훈풍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920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 259척)로, 그 중 절반인 457만CGT(97척) 가량을 한국이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71억 달러, 70척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 4000만 달러(21조 4900억원)의 40% 이상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3월까지 20억 달러(2조 4650억원)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 금액인 88억 달러의 22.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4일까지 총 18척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 금액인 89억 4000만 달러(11조 170억원)의 46.8%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 수주 호황에도 1조 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조선업 구조 특성상 지난해 얻은 일감이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진 않기 때문이다.

선박은 수주 후부터 설계, 건조, 인도 과정까지 1~2년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에 조선사는 선박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아 지난해 수주 실적이 수익에 반영되기까진 최소한 1년이 걸린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원가 부담도 겹친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조선용 후판가격은 상반기 t당 80만원에서 하반기 t당 110만원으로 올랐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 가격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조선사들에 큰 부담이 된다.

느닷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식도 악재다. 당장 삼성중공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 현지 즈베즈다 조선소와 협력해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액화천연가스(LNG)선을 건조할 예정이었던 삼성중공업은 경제제재 내용에 따라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한 삼성중공업의 총 수주규모는 4조 6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다 생산 인력 부족 현상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저임금 구조의 획기적 개선과 하청단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잇따른 악재에도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이어가고 있는 수주 행진을 바탕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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