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시대정신 역행 정치권, 6·1선거에서 단죄하자
[경일시론]시대정신 역행 정치권, 6·1선거에서 단죄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2.04.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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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시대정신(時代精神)이란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태도를 말한다. 즉, 한 국가 또는 사회의 구성원이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문제점을 자각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실행하고자 하는 정신을 시대정신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 그 시대정신도 달랐다. 일제강점기에는 시대정신이 민족독립이었다.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는 산업화가, 1980년대~1990년대 초반까지는 정치적 민주화가, 1990년대 중반~2000년 초반까지는 IMF 외환위기 극복과 경제적·사회적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 2000년 중반대 이후부터는 경제 회생·지역균형이 시대정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시대에는 시대정신이 뭘까? 우리 사회는 진영·세대·계층·연령·성별로 갈라져 있다. 갈라져도 너무 갈라졌다. 갈등과 대립을 넘어 혐오·증오감이 넘쳐나고, 심지어 적개감도 표출한다. 국민적 통합이 절실하다. 대선 당시 대선 후보는 물론 유권자 모두가 한목소리로 통합을 부르짖었다.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시대정신은 국민통합이다. 통합은 공정과 상식이 전제되고, 상대에 대한 인정과 반대편에 대한 배려가 선행될 때 실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정치권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통합이 가능하다. 헤겔은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이끄는 시대정신이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인생을 거는 사람들이 지도자다”라고 했다. 지금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시대정신 구현에 인생을 걸고 있을까? 정치권 지도자들 행태를 보면 국민을 더 분열시키고 있다. 오히려 시대정신 구현에 걸림돌이자 훼방꾼들이다. 절대 다수가 권력을 탐해 사리사욕을 추구하고자 하는 시대정신 역행자들이다. 시대정신 역행에 부하뇌동하는 방관자들이다.

윤 당선인측의 최근 행보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고자 하는 행보 같지 않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시 되는 시대다. 지금은 이념, 진영, 지역, 계층, 연령이 균형을 이룬 탕평이어야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이다. 첫 출발부터가 시대정신 구현과는 멀다. 첫 내각 후보자 면면이 40년 지기에, 검찰 핵심 측근에, 고교·대학 선후배다. 끼리끼리다. 각종 의혹 투성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시대정신 구현 지도자로선 미흡하다.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사외이사 내각’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마이웨이식 인사, 탕평이 실종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과정에서 반대편에 대한 배려와 상대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은 탓이다.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문재인식 인사의 데자뷔인데도 ‘우리는 다르다’며 ‘내로남불’이다.

민주당 지도자들 또한 시대정신에 역행한다. 윤 당선인측이나 국민의힘 보다 더 심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으로 국론은 대선 전 보다 진영별로 더 극명하게 갈라진 상태다. ‘검수완박’이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꼼수·편법까지 동원하며 끝까지 강행한다. 국민통합을 외치면서도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에 불순한 의도가 읽혀진다. 나라를 두 동강 내 그들만의 리그에서 권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검수완박’은 ‘국민 지키자’가 아닌 ‘문재인·이재명을 지키자’라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입법 횡포다. ‘검수완박’이 통과되면 국민통합은 더 어렵게 된다는 걸 민주당도 안다. 그럼에도 밀어부치는 민주당이 공정·상식적이지 않다.

최근 사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한탄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이런 못난 꼴을 보려고 대통령을, 국회의원을 뽑았는가”하는 자괴감에 빠진다. 국민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6·1지방선거도 차악의 정치꾼을 뽑는 선거가 될 것 같다. 공정과 상식, 배려도 없고, 상대를 인정하지도 않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고, 걱정스럽다. 이번 선거에서 시대정신에 역행한 정치권을 단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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