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보다 더 비싼 경유…14년만에 역전

11일 경남 평균 유류가격
휘발유 1929 경유 1934원
국제 경유, 더 빠른 오름세
유류세 인하 차등도 원인

리터당 휘발유 1929원, 경유 1934원. 11일 경남지역 평균 유가에서 경유가 휘발유를 넘어섰다.

통상 휘발유 가격보다 200원 가량 더 저렴한 경유가격이 더 비싸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나비효과다. 여기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조치에서 휘발유의 할인 효과가 더 높다보니 경유가 비싸지게 됐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진주지역 대부분 주유소에서 경유가 더 비싸게 집계됐다. 경유가 가장 비싼 곳은 리터당 2100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유소 가격역시 경유(1946원)가 휘발유(1945원)를 역전했다.

전날보다 휘발유 가격은 2.09원 오른반면 경유는 5.19원 오르면서 위치가 뒤바꼈다.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이다.

지난해 국내 평균 가격은 휘발유 1590원, 경유 1391원으로 200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올해 2월에는 휘발유 1714원, 경유 1536원으로 가격차는 178원으로 좁혀졌다.

3월에는 휘발유 1938원, 경유 1826원으로 112원 차이를 보였다. 4월 둘째주는 휘발유 1977원 경유 1902원으로 가격차가 100원 아래 좁혀졌다.

경유가격의 추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원인이다. 유럽은 경유 수입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제재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특히 국제 경유 가격의 상승세는 휘발유를 추월했다. 5월 첫째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올해 초보다 50.1% 올랐지만, 경유 가격은 75.6%나 뛰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도 경유 가격이 더 비싸지는 원인이 됐다.

통상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경유는 휘발유보다 비슷하거나 소폭 더 비싸다. 국내에서 휘발유가 더 비싼 이유는 더 많은 유류세 때문이다. 경유차량은 영업·생계형이 많다보니 더 적은 유류세가 적용됐다. 인하 전 유류세는 휘발유 820원, 경유 581원 정도다.

정부는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율은 이달부터 20%에서 30%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휘발유의 유류세는 247원 인하됐다. 반면 경유 인하 효과는 174원에 그쳐 가격이 역전됐다.

정부는 대중교통·물류 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이달부터 3개월간 지급하고 있다. 대상은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이다.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기준가격(리터당 1850원)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되 유가보조금 제도에 따라 화물업계 등이 실제로 부담하는 유류세 분인 리터당 183.2원을 최대 지원 한도로 정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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