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진주 정신, 형평운동
[경일춘추]진주 정신, 형평운동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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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경 진주송강식당대표
 


숫자 100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세월과 만나 어떤 행동의 결과에 대해 긴 시간을 기념하고 함께 한다는 것은 그 행동 자체와 결과에 대한 인류의 무한한 칭찬과 격려가 따름이 마땅하다. 조선시대에 백정이 있었다. 소와 돼지를 도축하며 생계를 꾸리던 백정은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 신분이었다. 백정은 신분이 대물림해 자식들은 학교조차 갈 수 없었다. 갑오개혁을 지나며 법적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사회적 신분제가 뿌리 깊이 남아 백정의 삶은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이에 1923년 4월 25일, 백정의 인권을 위해 우리 고장 진주에서 형평사가 설립되었다. 강상호,신현호 등 양반이자 사회운동가들과 경제력이 있던 백정 이학찬 등을 주축으로 계급타파, 모욕적인 칭호 폐지, 교육 장려가 목적이었다.

내년이 바로 형평운동 100 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이다.

진주에서 형평운동기념사업회가 조직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운동을 해 오고 있다.

전임 시장 재임 시절에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시행했던 무장애도시 정책이 바로 이 단체의 결실이었다. 형평운동을 들여다보며, 또 기념사업회의 알려지지 않은 활동들을 들으며 진주시민이기 이전에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고마움과 존경을 표한다.

험한 시절, 백정의 신분 해방을 위해 양반과 지식인들이 저항에 나섰던 것은 시대적으로 파격이었으며 이는 곧 정의이며 연대였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현대를 살면서 나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해 모여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으로 ‘인간적’이다.

형평사 강상호 선생의 묘역이 새벼릿길에 조성되어 있으며 1996년에는 1500명 시민의 성금으로 형평운동 기념탑이 진주성 앞에 세워졌고 현재는 문화예술회관 앞으로 옮겼지만 곧 원 자리를 찾아 갈 것이다.

성 안에서 살 수 없었던 백정을 기리며 성문을 향해 탑돌을 놓았고 현재의 탑머리도 진주성을 향하고 있다. 모든 행사가 해당 년도의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에 맞춰 진행되었다니 고운 이들의 세심한 정성, 따뜻한 마음이다

향토 지역의 고유한 정신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지역민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모여 명맥을 이어가는 것이 정답이라면 우리 고장 ‘진주의 정신’은 무엇일까?

인권 도시 진주.

‘형평’이 곧 진주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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