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5월은 가정의 달, 꽃으로도 때리지 말자
[기고]5월은 가정의 달, 꽃으로도 때리지 말자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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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면규 (진주경찰서 개양파출소 경위)
5월은 유난히 의미 있는 날이 많은 것 같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부부의 날 등 유독 가족에 대해 돌아보는 5월이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가정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졌다. 가족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기회가 많아졌지만 그 이면에는 가정이 두려운 사람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11세 무렵 옆집에 살던 어린 남매가 아버지의 잦은 폭력으로 맨발에 겉옷만 걸친 채 우리 집 앞으로 도망쳐 울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당시 어머니께서 그 남매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와 저녁밥을 먹였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안타깝게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결국 그 가정은 이혼했고 이후 그 남매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은 없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발생 추이는 2018년 2만 4604건, 2019년 3만 45건, 2020년 3만 905건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연령대는 14~15세로 4853건이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가 8890건으로 가장 많으며 학교나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이 뒤를 이었다.

아동 학대가 무서운 이유는 다른 범죄에 비해 죄의식이 적고 피해자의 고통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에 있다.

폐쇄적 특수성을 지닌 특성상 아동 학대는 은폐되고 폭력이 대물림되기 쉽다. 결국 비행 청소년 증가, 노인 학대 등 2차 피해로 연결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

경찰은 ‘가해자 엄정 대응, 피해자 적극 보호’라는 기조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자체와 아동보호기관 등과의 협업이나 주민들의 적극적 관심을 통해 정확한 아동학대 실태를 조사하고, 통계를 바탕으로 자녀 동반 가족 단위의 실질적 보호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작고 약한 아이를 사랑하고 아껴주어도 모자랄 판에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는 없는 행위다.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와 코로나 확산이 주춤해지면서 가족 나들이객이 증가하고 있는 이때 5월 한 달만이라도 아이들이 마음껏 웃을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이 확산하기를 기원한다.

 
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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