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더 이상 선거로 피곤하지 않았으면…
[기자의 시각]더 이상 선거로 피곤하지 않았으면…
  • 배창일
  • 승인 2022.05.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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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기자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고장, 세계 굴지의 조선업체 2개소가 위치한 도시. 전체 인구의 약 70%가 조선업체 종사하며 친 노동진보성향을 띤 유권자들이 대부분인 거제시이지만,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최종 승리는 보수진영에 쏠린 형태로 구현됐다. 지난 7번의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 승리는 단 한차례에 불과했고, 국회의원 선거는 모두 보수 계열 후보 차지였다.

13·14대 총선 김봉조(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 15·16·17대 총선 김기춘(신한국당·한나라당·한나라당), 18대 총선 윤영(한나라당), 19·20대 총선 김한표(무소속·새누리당)에 이어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일준 후보가 당선되며 거제군 시절부터 이어온 보수 계열 후보=당선 공식을 완성시켰다.

지방선거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민선1기 조상도(민주자유당), 민선2기 양정식(한나라당), 민선3·4기 김한겸(한나라당), 민선5·6기 권민호(한나라당·새누리당) 당선으로 보수진영이 시장직을 역임하다,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역대 처음 진보계열 당선자가 됐다. 3석의 경남도의원 자리를 민주당이 가져갔고, 총 16석의 거제시의원도 민주당이 10석을 차지하며 처음 다수당 위치에 올랐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민주당과 국힘이 180도 변화된 지형에서 싸움을 시작했다. 국힘 측은 자당 대통령 선출로 ‘대통령-국회의원-거제시장’을 연결하는 ‘힘 있는 여당’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중단 없는 거제 발전’을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성과를 집중 부각하며 다시 한 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장 선거는 정책선거에 돌입하기 전부터 거대 양당 후보들의 금품·관건 의혹으로 얼룩지며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역대 유래 없는 비호감 대선을 치른 유권자들로써는 지칠 만도 한 노릇이다. 국힘과 민주당 후보는 연일 서로의 의혹에 대해 논평과 보도자료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의혹 제기라는 국지전에서 밀리면 전쟁에서 패하기라도 하는 것인 양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여기에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거제시장 후보 A씨 등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권자들의 허탈함도 커지고 있다.

상호비방과 흑색선전으로 혼탁·과열되고 있는 거제시장 선거. 성숙한 시민의식에 기댄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문화가 지금이라도 거제지역에서 발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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