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식당 자영업자 생존 보고서
[경일춘추]식당 자영업자 생존 보고서
  • 경남일보
  • 승인 2022.05.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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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경 (진주송강식당 대표)
조재경

 

끝이 보이지 않던 어둠의 터널을 지나 바야흐로 회복과 재건의 시간이 도래했습니다. 인류 전체가 낯선 역병으로 인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운명에 처했지만 방역조치가 내려진 인고의 시간을 잘 견디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2년 5개월 전, 코로나의 창궐은 온나라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식당 자영업자들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았습니다. 밥때가 되면 삼삼오오 무리 지어 가게 문턱을 넘던 발걸음이 하루아침에 끊기고, 다가오던 공과금과 월세 납입 날짜에 시름이 쌓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정부가 풀었던 지원금들은 저마다의 온도차로 자영업자들의 괴로움만 저울질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배달은 퀵 대행료와 용기값, 앱 광고료, 부가세를 제하면 채 15%도 남지 않아 매일 적자였습니다.

무엇보다 무서웠던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었습니다. 갑자기 폭증하는 확진자 수 그래프를 보며 희미하던 두려움이 구체적으로 눈앞에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버티는 것뿐! 주변 식당주들과 정책자금이나 소상공인 지원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보낸 2.5년이었습니다.

그래도 바다가 있어 참을 수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고단한 날의 연속이었지만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삼천포항으로 가는 날이면 무겁던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어시장 좌판에 앉아 “달고기 사이소, 빽조구 사이소…,” 한 차 가득 좋은 재료를 싣고 돌아오는 길, 유명 복권방에 들러 로또 한 장 구입해 지갑 속에 찔러 넣을 때면 괜히 마음이 웅장해지곤 했습니다.

이른 아침, 다둥이 아빠는 출근을 서두르다가 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아직도 태명으로 아이들을 부르는 터라 셋째 삼돌이와 둘째 달콩이 곁에 잠시 누워 볼을 비비고 손을 만지고 발바닥에 입을 맞춥니다. 매일처럼 반복되는 이 행동은 제 하루를 버티게 하는 성스러운 의식이 되었습니다.

이제 식당 자영업자들을 포함한 모든 자영업자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무너진 가계경제를 일으킬 시간입니다. 하지만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급변하는 소비시장의 변화에 자영업자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겠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주방장은 오늘도 새벽 출근길에 오릅니다. 자영업자 여러분! 서로에게, 스스로에게 꼭 칭찬해 주세요. 그동안 고생 참 많으셨다고. 버텨 주어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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