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시대적 요구
[경일시론]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시대적 요구
  • 경남일보
  • 승인 2022.06.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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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그가 주창한 상식과 공정,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라는 준엄한 사명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힘’이 없고 더불어민주당에 ‘민주’가 없고 정의당에 ‘정의’가 없다는 세간의 비아냥에 집권당에는 힘을 준 반면 야당에게는 당명에 걸맞는 ‘민주’와 ‘정의’를 회복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월광소나타에 취하고 패거리 훈수꾼들의 눈치 보느라 팬덤정치로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으나 이를 깨닫지 못하고 다수의 힘으로 패스트트랙이니 검수완박을 외치며 밀어붙이기로 일관한 우를 깨달아야 한다는 민심이 투표로 나타난 것이다. 서초동집회로 광화문의 민심을 희석시키고 권력의 비리를 법대로 수사했던 검찰을 핍박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그들이 핍박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 잇단 선거에서 패배해도 정신을 못차리고 독주를 거듭하더니 급기야는 ‘이재명 구하기’로 자멸을 자초한 것이다. ‘정의롭다’는 평을 들으며 소수의 가치를 드높여왔던 정의당도 당리에 급급한 나머지 다수에 줄을 선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이번 지선의 결과로 뼈아프게 실감했을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선거결과를 천심으로 알고 이제는 겸허한 자세로 돌아가 우리정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적 소명이다. 발목잡기와 당리당략, 다수를 이용한 힘의 정치, 소수의 강경파에 휘둘리는 팬덤현상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 민심에 순응하는 정치를 찾아 나서야 한다. 철저하게 망가지고 피폐해진 집권여당의 지난 시절의 간난과 그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변신, 처절한 반성, 권력을 되찾기 위한 절치부심, 정치신인을 영입하면서 까지 명분에 집착한 결과물이 이번 선거의 승리였다면 패배한 야당은 지난 4년간의 오만과 해이, 민심과 유리된 행태에 대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변화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 김대중정신이 실종되고 노무현의 정치적 소신이 사라졌다는 질타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해 서성이고 언론 탓에 못다한 ‘언론개혁’을 한탄하고 있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 선거에 패배하면 밟는 수순은 집행부의 총사퇴, 조기 전당대회로 새 집행부 구성이다. 새로운 얼굴로 일신하고 다시 국민 앞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네 정치행태였다. 그러나 철저한 자기반성이 없이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자기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에 걸맞는 정치철학을 곧추세우고 무엇보다 김대중정신과 노무현의 소신을 되찾는 노력을 경주하는 것만이 민주당이 살 길이다. 정의당도 존재가치가 흔들릴 정도로 참패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절치부심, 재기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패스트트랙의 결과는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당초목적이 무산됐고 정의롭지 못한 행보가 유권자들에 실망을 안겨줘 이번 지선과 같은 초라한 성적을 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계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정치공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다. 막판 김포공항의 이슈화가 패배의 원인이라느니, 이재명구하기가 패착이었느니, 선거전략의 부재였느니 하는 분석은 책임회피와 변명에 불과하다.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4년간의 실정이다. 실력이 모자랐음을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86세대의 무능도 자책해야 한다. 무엇보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오만과 따르는 사람만 챙기는 갈라치기, 패거리정치를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뜻이 정국안정에 있음을 알고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하고 협치에 나서는 길을 선택하길 기대한다. 패러다임을 민심에서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권여당도 오만과 독선의 끝이 무엇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지난 시절의 실패를 되새기고 다시는 그같은 우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오만과 무한 질주의 끝이 무엇인가를 이번 지방선거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제는 국민이 힘을 실어준 집권여당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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