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선 시인·교사
인간의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학급 친구들의 장단점이 동전이 가진 양면처럼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포용하게 되어 마침내 교실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유월이 되었다. 서로에 대한 탐색이 마무리되면 학급이 하나로 뭉쳐진다.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님들도 혹시나 친구들이 괴롭히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를 내려놓기도 한다.
이제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에 보였던 관심은 줄어들고 자신에게서 행복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친구들이 흥미를 보이지 않으니 보란 듯이 일으키던 장난꾸러기들의 장난도 차츰 시들해진다. 이들도 무언가 자기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고, ‘자기라는 존재’에 대해 어렴풋하지만, 결코 얕다고 할 수 없는 자기를 인식하게 된다. ‘네 탓이야’ 하며 나를 먼저 챙기는 욕심으론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고, 그 때문에 불편했던 감정들을 친구나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그런 유월이다.
자기 인식능력이 길러진 아이들은 자신을 키우기 위해 자기 관리능력을 기르게 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 능력도 갖추게 된다. 이와 더불어 교우관계를 통해 대인관계 기술을 터득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사회적 인식 능력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자라고 성장하며 성숙해진다.
유월이면 ‘엄마가 안 챙겨줬어요’ 라는 말을 하지 않는 의젓한 학생이 되었고 독립된 인격체로 우뚝 서 있다. 아울러 단단해진 마음으로 학년운동회에 참가하여 다투지도 울지도 않고 정정당당하게 학급의 승리를 응원하며 힘을 합쳐 최선의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유월이면 친구와 함께 행복 더하기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