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집 잃은 다둥이네 “새집 생겼어요”
화재로 집 잃은 다둥이네 “새집 생겼어요”
  • 강진성
  • 승인 2022.06.07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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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미천면 이용기씨 가족, 컨테이너 농가서 7명 거주
농기계 과열로 살던 곳 불타...LH 긴급지원 통해 새집 마련
진주시·지역기업·단체도 도와...“받은 도움 사회에 베풀며 살겠다”
방 2칸에 주방, 화장실까지 14평(45.4㎡)이 채 안되는 공간이지만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진주시 미천면 반지리에 자리 잡은 이용기(55)씨 가족의 새집이다.

7일 이씨 가족 7명은 새 보금자리로 이사했다. 이날 이씨 가족 입주식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 했다. 새집 마련에 큰 도움을 준 김현준 LH사장과 조규일 진주시장이 행복을 기원했다.

이씨는 연신 고맙다는 인사만 했다. 새 거처는 형태만 남아있던 헌집을 리모델링했다.

기초생활수급세대인 이씨가 새집을 갖게 된 사연은 지난해로 거슬러간다.

이씨 부부는 5명의 자녀와 함께 고향인 미천면에서 가지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집을 마련한 돈이 없어 시설하우스 옆에 컨테이너 2동을 두고 지냈다. 한 동에는 이씨 부부와 7째 막내(6)가 살았다. 나머지 한 동에는 셋째부터 여섯째까지 4명이 살았다. 첫째와 둘째는 성인이 돼 몇 년 전 서울과 창원으로 떠났다.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4시. 조용했던 농촌마을에 불기둥이 솟았다. 이씨 아이들이 살고 있는 컨테이너다.

하우스에 물을 대던 양수기에서 탈이 났다. 모터 과열로 불이 시작돼 컨테이너로 옮겨 붙었다. 다행히 집에 있던 셋째(고2)와 네다섯째 쌍둥이(중3)는 무사히 탈출했다.

119출동으로 불은 껐지만 아이들이 살던 컨테이너는 완전히 불탔다. 아이들은 임시로 가까운 곳에 있는 할머니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생계가 막막한 이씨 사연을 알고 미천면사무소에서 LH에 도움을 요청했다.

LH는 임대주택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도 검토했지만 이씨가 곤란해 했다. 농사일 때문에 도시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씨는 과거 임대주택에서 잠시 살기도 했지만 당시 많은 가족으로 인해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때마침 LH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회공헌사업인 ‘긴급주거지원사업’이 빛을 발했다.

긴급주거지원은 화재나 천재지변 등으로 긴급한 주거지원이 필요하지만 생업을 비롯한 기타 여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없는 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LH는 이씨 가족이 기초생활수급세대에다 다둥이가족으로 긴급지원이 필요하다는 내부 심의를 거쳐 리모델링 공사비 6000만원을 지원했다.

덕분에 같은 마을의 이씨 부모님집 마당에 있는 사랑채를 리모델링해 새집이 탄생했다.

크지는 않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여전히 아이들은 한방에서 지내야 하지만 2층 침대를 넣어 각자 공간을 확보했다.

에어컨도 설치했다. 컨테이너에서 지낼 때 가장 힘들었던 더위도 해결하게 됐다.

이씨는 화재로 집을 잃었지만 주변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게 됐다. 주위에서는 평소 이씨가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 온 덕분이라 말한다.

LH와 진주시뿐만 아니라 지역 폐기물 처리 업체인 삼삼환경(슬레이트 석면 처리), 방만혁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가전·가구 지원), 진주시복지재단, 진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바르게살기미천면위원회, 미천면자율방범대, 경남안심농, 해병대동지회 등 각계각층의 도움이 쏟아졌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이번에 받은 은혜를 평생 잊지 말고 살아라고 가르쳤다. 언젠가 자신이 도울일이 있을 때는 발벗고 나설 생각이다.

그는 “길을 가다가 LH 로고만 봐도 가슴이 설레고 기분이 좋다”며 “LH가 진주로 오게 되고 도움을 받게 된 것까지 우리 가족에게는 큰 행운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은혜를 잊지 않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베풀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7일 LH가 진주시 미천면 화재피해세대 긴급주거지원사업과 관련,화재피해 7남매 가정에 새 보금자리 마련했다. 사진제공=LH
7일 LH가 진주시 미천면 화재피해세대 긴급주거지원사업과 관련,화재피해 7남매 가정에 새 보금자리 마련했다. 사진제공=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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