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꽃 문화와 화훼 산업
[농업이야기] 꽃 문화와 화훼 산업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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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계절이 오면 풀색을 배경으로 수많은 꽃이 형형색색 꽃 피우기 시작한다.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부터 정원과 실내에서 재배하는 화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체의 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꽃은 계절을 알리는 전령사로 꽃이 피는 계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꽃놀이를 즐기는 문화가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고 우리 삶 속에서 특별한 순간과 다양한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꽃은 인간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시대 흐름에 맞게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다. 또 사회·문화적 가치가 부각되어 세계적인 꽃 축제가 개최되고 있으며 단순한 장식을 넘어 공간 디자인 산업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꽃의 성분과 향기 등이 지닌 기능성이 부각된 화장품, 향수 등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공기정화 기능,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원예치료 등의 소재로도 이용되고 있다.

화훼산업은 18세기 이후 육종기술의 도움으로 모양, 색깔 등 다양한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급격히 증가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꽃은 농업분야의 다른 작물들과는 다르게 문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품목으로 소비자의 요구와 취향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며 화훼선진국을 비롯해 매년 새롭게 개량된 품종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쌀, 밭작물, 채소, 과일 같은 농산물은 한 품종이 오랜 기간 시장에서 유통되기도 하지만 꽃은 품종의 수명이 그렇게 길지 못한 편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농산물은 소비자의 선호도가 대부분 맛으로 귀결되지만 꽃의 경우에는 형태, 색상, 향기 등에 따라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꽃은 패션산업에 견줄 정도로 기호가 빠르게 변하므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제적으로 품종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 각 도 농업기술원 등 공공 연구기관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산 화훼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국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훼는 1990년대 중반부터 고소득 작목으로 알려지면서 매년 생산이 증가해 2005년에는 판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으나 이후에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 경제상황 악화, 플라스틱 조화 사용 등으로 소비가 줄면서 생산면적과 판매액이 크게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화훼재배 현황은 2005년 농가 수 1만 2859호 재배면적 7950㏊에서 2020년에는 7069호 4299㏊로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절화, 분화, 초화, 관상수, 화목류 등 전반적으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행사용 소비가 급감해 생산농가가 많은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화훼산업의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공공기관, 생산자 단체 등이 정책적인 부문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화훼산업 기반 구축 및 일상 속 화훼소비 문화 정찰’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제1차(2022~2026년) 화훼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화훼 주산지인 김해시에서는 웨딩홀 내 생화 화환(신화환) 사용과 공원묘지 내에서 플라스틱 꽃과 일회용품 사용 제한 등의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 정기구독, 꽃 정기 배송 등 온라인을 통해 꽃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유통채널과 상품 콘텐츠도 점점 다양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꽃은 아직까지 행사용이나 선물용을 필요한 때 소비하는 품목,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고 소비자가 꽃을 기르는데 부담을 갖거나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꽃 생활화 프로그램은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서 어린이들이 미래의 꽃 소비 고객이 될 수 있도록 학교 텃밭 등 교육현장에서 꽃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문화 수준이 향상되며서 꽃이 행사용이나 선물용 위주로 사용되기 보다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박현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재배이용담당

 
박현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재배이용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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