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미국에 닻 내린 ‘K-교육’의 성공사례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미국에 닻 내린 ‘K-교육’의 성공사례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4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학교의 교육이 아니었다면 저는 다른 할렘의 주민들과 같은 아이로 자랐을 거예요. 이 학교의 교육이 저를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 준 것 같아요.” “ 이 학교는 제가 거대한 것을 이룰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어요. 내 안에 한계를 두지 않고 더 큰 세상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어요.” “제 생각에는 뉴욕에서 저희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없을 거예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렌즈를 얻은 것 같아요.” 미국 뉴욕 맨해튼 북부에 위치한 할렘지역에 2005년 설립되어 5년 만에 뉴욕 전체 학교에서 성적이 5등 안에 드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고 학업성취도에서는 1등에 오른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고등학교(Democracy Prep Charter High School)’에 다니는 학생들의 소감들이다.

미국 뉴욕에 유학 온 한 한국 여학생에 반하여 사귀게 된 미국 청년이 여자 친구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자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어느 지방의 중학교 영어 원어민 교사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1년간의 교사생활을 통하여 가난해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에 감동하게 된다. 그 여자 친구와 결혼하여 뉴욕에 살게 된 그는 그의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한국의 교육방식을 토대로 아내와 함께 교육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고등학교가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설립자는 미국의 명문가운데 하나인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세쓰 앤드류(Seth Andrew)이다.

빈곤과 마약 거래, 갱단의 폭력으로 상징되는 할렘지역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대학에 가는 사람도 없고, 갈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는 그러한 빈민가에 학교를 설립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 가서, 세상을 바꾸자!(Work Hard, Go to College, Change th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한국식 교육시스템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성공하게 된 것이다.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고등학교는 정부가 지원하는 자율형 공립학교로서 학교장의 재량으로 운영되는 데, 이 학교는, 99%가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이고, 저소득층 가정(85%)에 편부모 가정(75%) 출신이다. 보통 미국 고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데, 이 학교는 오전 7시 45분부터 오후 5시15분까지 빡빡하게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졸업 필수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무용과 태권도와 같은 방과 후 활동프로그램들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은 필수과목으로 주 4회 수업에 3년 간 이수해야 하고 시험을 치러 합격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다른 고등학교와는 달리 한국학교의 등하교 시간을 적용하고 성적이 저조하면 주말 자율학습도 운영하는 등, 한국식 교육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선생님이 학교 교문을 지키며 복장 점검을 하고 1분의 지각도 허용치 않으며 복도를 오갈 때는 조용히 한 줄로 서서 우측보행을 하게하고, 항상 선생님과 어른들께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게 하며 교실 문 앞에서는 담임이 학생들과 일일이 인사를 주고받고 수업을 시작한다.

각 교실은 숫자가 아닌 명문대 이름을 따서 ‘예일‘, ‘하버드’ 등으로 지어 대학진학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이 학교의 학업성취도는 기하학 100%, 화학 90%, 역사 93%, 대수학 100%, 생물학 100%로서 할렘가는 물론 뉴욕 8학군으로 불리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80%, 80%, 78%, 75%, 83%)보다 월등히 높다. 그래서 2017년 첫 졸업생 중 하버드대에 합격하는 등 적잖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의 높은 진학률과 함께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놀라운 ‘ K-교육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인들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여러 차례의 연설에서 한국의 교육경쟁력과 교육문화를 참고해야하는 모범사례로 소개한 바 있고, 반기문 전UN사무총장은 이 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기도 하였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