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경남의 역사-사천 선진리왜성 전투[5]전문가 인터뷰
다시 보는 경남의 역사-사천 선진리왜성 전투[5]전문가 인터뷰
  • 임명진
  • 승인 2022.06.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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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선진리왜성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7년 전쟁의 산물이다. 개국 이래 큰 외침이 없었던 조선은 일본의 침략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의병과 이순신 장군 등이 용감히 싸웠지만 명나라가 개입한 동북아 3국이 격돌하는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일본을 몰아내기는 했지만 그 후유증은 실로 컸다. 
사천 선진리왜성 전투는 3국의 군대가 처절하게 싸웠고, 단일 전투에서 명군의 피해가 가장 큰 전투로 꼽힌다. 이 전쟁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후손들은 교훈을 찾아야만 한다. 

취재 중 만난 이들은 “당시 조선이 얼마나 국제정세에 둔감했고, 왜 전쟁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그 시대의 상황을 오늘날과 비교해 보면서 평상시 잘 준비된 군사력이 국가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명군총은 정유재란 때 사천왜성 전투에서 사망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집단 무덤이다.
조명군총은 정유재란 때 사천왜성 전투에서 사망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집단 무덤이다.

 

<목차>
[1] 7년 전쟁 최후의 작전, 사로병진
[2] 최대 격전지, 사천 선진리왜성
[3] 순천왜성과 이순신 장군
[4] 왜성에서 공원으로
[5] 전문가 인터뷰

 

신윤호교수
신윤호교수

 

◇신윤호 해군사관학교 연구위원, “패한 전투라 잊혀선 안 돼”
신윤호 연구위원은 “사천왜성 전투를 단순히 패전의 역사로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천왜성 전투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나라를 되찾고자 했던 백성, 군사들의 모든 노력이 함축돼 있으며 그런 노력을 패했다는 선입견과 편견 없이 바라보고 충실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연구위원은 “승리한 역사였다면 누군가는 정략적으로 이를 활용하려고 했겠지만 사천왜성 전투는 패배한 전투라는 점에서 다들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는 승리, 패배를 전체 전쟁의 흐름에서 냉정하게 비교, 판단해야 한다. 사천왜성을 통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 7년 전쟁을 바라보고, 패배한 전투에서 오늘날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아가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오늘날 사천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사천왜성의 흔적을 보존하고 발굴하려는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면서 “사천왜성에 대한 의제를 충분히 연구하고 발견해서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 시민들에게 사천왜성 전투가 잊혀진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환 사천문화원장
정대환 사천문화원장

◇정대환 사천문화원장, “조명군총 국가지정으로 격상해야”

정대환 원장은 “현재 경남도 지정 문화재인 조명군총을 국가 지정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사천문화원은 1983년 창립 직후부터 사천시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왔다. 2000년대 들어 사천시는 성역화 사업에 나서 조명군총을 주차장과 건물이 있는 지금의 형태로 새롭게 조성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원장은 “사천왜성과 조명군총은 역사의 현장이다.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알게 되고 체험할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천문화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조명군총 옆에 귀무덤을 뜻하는 ‘이총’ 기념비까지 조성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군은 전리품으로 조선인의 귀를 잘라 소금에 절여 일본에 보냈다. 정유재란이 발발하고 나서는 귀가 아닌 코를 잘라 전리품으로 보냈는데, 그런 점에서 정유재란 시기에 벌어진 사천왜성 전투와 이총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 원장은 “조명군총과 이총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왔다. 검토 끝에 귀와 코를 뜻하는 ‘이비총’으로 기념비의 명칭을 바꾸는 안을 시에 건의했다”면서 “향후 이 일대가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 체험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사천시문화원도 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일 사천시 문화재팀장
김상일 사천시 문화재팀장

 

◇김상일 사천시 문화재팀장, “역사공원으로 조성 검토”
김상일 팀장은 “사천시는 선진공원에 무형문화재 전수관을 건립하는 등 장기적으로 유·무형을 겸비한 역사복합단지로 가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공원은 선진리왜성과 인근 조명군총을 포함한다. 
사천시의회에서도 최근 선진공원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김 팀장은 “선진공원에 대한 시의회에 지적에 동의하면서 이순신 공원을 포함해서 선진리성 일대에 대한 종합 정비계획을 내년에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사천시는 특히 이순신 장군과 사천지역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거북선이 최초로 출전한 사천해전을 비롯해 노량해전에 이르기까지 이순신 장군과 사천시는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 공원 조성이 검토되는 이유도 그래서다. 사천시는 역사공원에 걸맞은 체험시설 등을 확충해 선진공원 일대를 새롭게 조명해 나갈 계획이다.  
김 팀장은 “최근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보더라도 전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선진공원에서 지역의 역사를 배우고, 나아가 안보 교육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임명진기자·사진=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은 전리품으로 떼어간 조선인의 귀와 코를 교토의 토요쿠니 신사 앞에 묻고 이총이라고 했다. 이 흙의 일부를 가져와 묻은 이총이 조명군총 앞에 있다.


 
조명군총 앞에 있는 조명군총 역사관.

 
사천 선진리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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