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반기업도시 낙인 우려되는 고성군
[현장칼럼]반기업도시 낙인 우려되는 고성군
  • 이웅재
  • 승인 2022.06.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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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에 목매는 고성군이 반기업도시로의 이미지 형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성군 행정의 신뢰성 상실이란 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고성군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허가해준 공장이 민원에 부닥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공장은 지난 20일 고성군이 부분적으로 사용 승인을 해준 고성읍 대독리 대독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태창이엔지 조선기자재(도장 공정 포함)이다.

태창이엔지는 현재 고성군 3개소의 해양플랜트 및 조선기자재(도장공정 포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인데 지난 2009년부터 도장을 할 수 있게조성중인 대독일반산단에 신규 조선기자재(도장 공정 포함) 설립을 허가 받으면서 2021년 산세공정을 추가했다. 산세(酸洗)공정은 철구조물 등의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지꺼기를 황산에 담가 제거하는 도장 전 단계의 공정이다.

태창이엔지 도장 공정에 산세공정이 추가된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일부 고성군민들은 바다와 대기 등의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며 산세공정 반대·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1월부터 시위를 벌였다.

고성군은 당초 태창이엔지의 공장 설립 인허가 과정에 아무 문제 없고, 환경피해도 법적 기준 이하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투쟁위의 시위가 계속되자 결국 백두현 고성군수는 지난 4월 ‘주민 의견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식의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당시 백 군수는 “주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도 행정의 도리”라며, “반대·투쟁위는 물론 환경단체와 각계각층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해서 결론을 내 오면 존중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백 군수의 전향적 입장 발표가 합리적 해법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투쟁위는 백 군수가 요청한 민간협의체는 구성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갔다.

최근 태창이엔지는 대독산단 도장공장 일부사용신청을 했고, 군은 20일 집행부정지(執行不停止)의 원칙에 따라 산세공정을 제외한 도장공장 일부 사용 승인했다. 이에 투쟁위는 지난 22일 군청앞에서 또 시위를 벌였다. 산세공정 반대를 외쳤던 그동안과 달리 도장공장도 허가를 취소하란 것이 새롭게 추가된 사실이다.

고성군이 소멸도시로 거론된지 오래다. 출생인구보다 사망인구가 많은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고성이란 이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리다.

실제 고성군 인구는 2022년 5월 기준 5만 18명이다. 출생인구와 사망인구의 추세로 볼때 6월말이면 인구 5만의 벽이 허물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소멸도시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도시들은 탈출 해법으로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질의 기업 유치는 인구·경제·복지 등 지방 소도시의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고성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태창이엔지 사태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 허가난 공장도 시비걸어 막는 행태는 반기업 도시로 비칠 수 있다. 실제 대독산단 1만5000여평 규모의 입주를 문의하던 태양광 발전 부품 생산업체가 돌아섰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온다.

내달 1일 민선 8기 새 단체장들의 임기가 시작된다. 고성군은 국민의힘 이상근 당선인이 4년간 군정을 이끌게 된다. ‘힘있는 사람의 강력한 의지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고성군의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며 기업유치를 공약했던 이 당선인이 꼭 새겨 임기내내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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