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다가오는 수도권과 지방의 ‘공멸(共滅)’
[대학생칼럼]다가오는 수도권과 지방의 ‘공멸(共滅)’
  • 경남일보
  • 승인 2022.06.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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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아 (경상국립대 신문사 편집국장)
심근아


수도권엔 사람이, 지방엔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2021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5000만 인구 중 2600만 명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구가 모인 곳은 인프라가 더욱 확대되고, 심화하는 지역 격차로 지방의 젊은 인구는 또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까지 겹쳐 지방 소멸의 위기가 눈앞에 닥친 실정이다.

지역 격차의 원인과 해결책은 다양하게 제시되지만, 그 자체의 문제와 영향은 지역 격차의 한가운데에 있어야만 여실히 알 수 있다. 필자는 여러 지역을 자주 오가며 격차를 크게 실감했다. 경상국립대학에 진학해 처음 보는 ‘대학가’ 모습에 감탄한 것도 잠시였다. 서울에 잠시 머물렀을 때 교통, 의료, 교육, 문화 등 모든 차원의 인프라에서 지역 간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을 느끼고 회의감이 들었다.

‘큰 병원’을 찾으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 좋아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수도권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 문화 시설을 찾기 힘들고 최신 기술을 가장 나중에야 접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지역 격차는 삶의 작은 순간에서 느껴졌다. 인프라는 선택의 자유로, 이는 다시 기회의 자유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역 격차를 유지하거나 재생산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보통 특정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 교통수단 중 하나인 KTX의 이면을 살펴볼 만하다. 이는 한편으론 지역 격차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보이나 사실상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없는 구조를 포함한다. KTX는 수도권 인프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렇기에 지방에는 해당 인프라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지난 세월 동안 추진해 온 수도권 중심의 도시 개발 정책과 더불어, 지역 격차를 유지·재생산하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수도권은 점차 비대해지고 ‘서울’이라는 단어 자체가 권력을 갖기에 이르렀다.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면 종국엔 어떻게 될까?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 교수는 ‘극점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보았다. 인구 감소 추세 속 한 도시만이 살아남지만, 살아남은 수도권은 저출산으로 도시를 지탱할 젊은 인구가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지방 소멸’은 수도권과 지방의 ‘공멸’로 향하게 된다. 극점 사회가 우리나라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실효성 있는 지방 균형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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