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우리 집 베란다에서 키우는 딸기 맛은?
[농업이야기] 우리 집 베란다에서 키우는 딸기 맛은?
  • 경남일보
  • 승인 2022.07.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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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투표 때문에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작은 공터에 고추, 상추 등 익숙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고 작물 앞에는 작은 표지판으로 몇 학년 몇 반의 누가 언제 심었는지 적혀있었다.아직은 보살피기보다는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직접 물과 비료를 주어 작물을 키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 텃밭을 활용한 교육이 초등학생의 인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초등학생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텃밭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 책임감을 가졌으며, 수확하는 기쁨으로 강한 성취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작물이 잘 자리지 않아 기대와 달리도 인정할 줄 아는 안정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농업은 단순히 식량생산의 역할뿐만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교육적 분야에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옥상, 공공텃밭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업과 식물을 키우고 가축을 기르는 것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건강을 회복하는 치유농업 등이 최근에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업농이 아닌 도시농부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특히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꽃과 열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식물체 크기가 작은 딸기가 적당하다. 상추와 같은 엽채류와 달리 과채류를 재배하는 것은 초보 도시농부에게는 어려운 점이 많다. 여기서 딸기를 실내에서 화분 재배할 때 맛있고 예쁜 과실을 생산하기 위한 간단한 팁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모종구입

딸기는 종자로 번식하지 않기 때문에 묘를 구입해야한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쉽게 구입가능하고 한포기만 구입해도 런너라고 부르는 기는줄기(옆으로 기면서 자라는 가느다란 특수한 가지)가 발생하여 쉽게 번식시킬 수 있다.

◇환경관리

베란다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가장 부족한 요인은 광이다. 딸기도 충분한 광이 있어야 맛있는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 최대한 광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화분을 배치하여야 하며 가정용으로 나온 LED 식물재배 등으로 부족한 빛을 보충해 줄 수도 있다. 온도는 주간 25도, 야간에는 8도 이상으로 유지하면 적당하다. 식물이 연약해 보인다면 시중에 판매중인 알갱이 형태의 완효성 복합비료를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꽃과 열매

딸기는 자연조건에서 가을 찬바람에 꽃눈이 생기고 봄기운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9~10월경에 구입한 묘는 꽃눈이 식물체 몸속에 형성된 상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생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꽃이 핀다. 꽃이 피고 나면 벌과 나비를 대신하여 인공수분을 하여야 한다. 붓으로 수술과 암술을 동시에 쓸어 주거나 손가락으로 꽃을 톡톡 쳐서 꽃밥이 암술머리에 묻도록 해야 예쁜 모양의 과실이 생산된다. 이 작업을 소홀히 하면 과실이 크지 않거나 기형과가 된다.

내가 직접 키운 딸기는 사먹는 것보다 모양이 별로여도, 당도가 낮아도 최고로 의미 깊은 한 알이 되지 않을까?


안재욱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원예육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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