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비문화연구원 ‘남명집 정본화사업’ 순항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남명집 정본화사업’ 순항
  • 임명진
  • 승인 2022.07.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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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지원으로 10년 사업 4년차 진행 중
남명학의 표준 확정·‘남명전서’ 발간 목표
남명 조식 선생의 문집인 ‘남명집 정본화’ 사업이 10년이란 긴 시간을 들여 진행되고 있어 학계와 선생의 학문을 배우는 이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 따르면 남명집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많은 변천을 겪은 문집으로 현재 17종 이상의 판본이 존재하고 있다.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로 통하는 남명 조식(1501~1572)선생은 ‘경’과 ‘의’를 사상의 기반으로 말보다는 실천을 중시하는 학풍을 강조했다.

선생은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으며 특히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제자들이 대거 의병장으로 궐기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 남명의 이러한 정신은 ‘의’를 중시하는 경남정신의 뿌리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선생의 사후 일어난 인조반정으로 제자들이 역사에서 소외되고, 다시 무신사태로 인해 괴멸적 타격을 입은 남명학파는 거의 소멸의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남명집’은 후인들에 의해 정치적 상황에 따라 그 내용에 변개와 첨삭이 가해지게 됐다.

지금까지 ‘남명집’은 두 차례 정도의 교감이 이뤄졌고, 세 차례 정도의 번역도 이뤄졌다. 교감은 ‘남명집’의 본집에 국한되고, 번역은 몇 가지 사유로 인해 온전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많은 부분은 남명이 지은 ‘한시’에서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남명의 ‘한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의 사람들조차도 그 뜻을 이해하는데 이견이 많았던 것을 여러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남명의 ‘한시’가 원문이 난해해 작자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해석이 어렵고, 충분한 주석을 달지 못해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김경수 책임연구원은 “남명의 한시는 한 편, 한 편이 일관된 논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잘못된 번역을 저본으로 남명학을 연구한 논문들도 다수 발표돼 학계와 일반인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도 많았다”면서 “판본에 따라 첨삭되거나 변개된 글자를 토대로 연구한 성과들로 소모적인 논의를 가져오게 된 일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지난 2019년부터 10년 사업으로 ‘남명집 정본화사업’ 추진에 나서 올해 4년차 사업이 진행 중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교감과 번역에 전문연구원을 두고, 전문 교수들을 외부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다수가 합의하는 교감본과 번역본을 발행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본화 사업은 원문에 대한 교감과 번역에 따른 주석 작업을 병행하고, ‘남명집’과 ‘학기유편’, ‘산해사우연원록’, ‘덕천사우연원록’, ‘청무소’ 등을 비롯해 타인의 문집에 나타난 남명 관련 기록들을 수집해 ‘남명전서’로 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전적으로 경남도의 예산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구식 원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남명학의 표준을 확정하게 돼 연구자들의 혼란을 줄이면서 자료 접근성을 높이고, 일관된 해석에 의한 성과를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및 문화창작자들로 하여금 폭넓은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도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남명집 초간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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