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항공우주클러스터 구축에 관하여
[경일시론]항공우주클러스터 구축에 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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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사천시는 KAI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항공우주체 제조의 든든한 기반이자 항공우주산업의 최대 집적지이다. 물론 제조를 뺀 기체의 수리나 기내 인테리어와 서비스 부문은 김해나 영종도에서도 일부 수행하고 있고, 최근 들어 대전과 인천 등지에서 무인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벤처 창업기업 붐이 일면서 업체의 수나 생산부문에 다소 활기를 띄지만 항공기 제작과 생산부문은 사천이 단연 우위에 있다. 지난 1995년 민선 지방화가 시작된 이래 여야의 수많은 대선주자들의 한결같은 약속도 사천을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기억 한가운데 있다. 올해 3월 대선에도 똑같이 클러스터 구축과 관련된 내용이고 보면 지난 20~30년의 노력이 부족했거나 헛되었다는 것을 쉽게 짐작 가능하다.

클러스터란 다양성을 바탕으로 기능과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특정산업의 클러스터라 함은 해당 업종의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조달과 시제품 제작, 부품과 기자재의 공급과 완성재의 생산, 그리고 최종 제품의 이동과 저장, 판매와 소비 및 수리와 AS의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도록 인력과 기술 집적, 지식과 정보 공유, 분업과 협업에 의한 경쟁력 제고와 여기에 지원과 협력의 거버넌스 기능 구축까지를 집적화한 것을 말한다. 흔히 인용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창원의 기계산업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기계업종 중심의 창원국가산단에 클러스터 구축하자는 말을 잘 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선 때마다 사천에 항공우주클러스터 구축이 여전히 회자됨은 위에 열거한 클러스터 요소와 기능의 대대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이 곧 사천과 서부경남, 우리나라 전체의 항공우주산업 현주소이자 낮은 경쟁력의 방증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빅데이터와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의 시대에 가장 필수적인 것이 전문 인력의 양성과 확보이다.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최우선 과제도 첨단기술 인력에 달려 있다. 대학과 연구소, 시험과 분석 및 시작품 성능구현과 인증, 기업과 지원기관들이 제각기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 최고의 전문 인력을 키워내고 그들의 지식과 정보 공유와 활용으로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으로 성장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연구개발과 생산 및 판매와 MRO(유지보수정비)에 지원기관과의 상호작용과 구축된 네트워크의 원활한 작용이 필수라는 뜻이다. 이제까지 사천과 진주는 KAI라는 대기업과 이를 바라보는 중소업체를 돕는데 주안을 둔 지원센터 중심의 협력육성과 용지 공급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핵심은 사람이고 소프트웨어인데 여전히 동체와 조립제작 중심이고, 무인과 인공지능, 항공전자와 항공반도체,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는 한계가 크다. 걸음마 단계의 MRO도 동체 위주에서 엔진, 핵심부품과 기자재 생산과 조달 및 이를 원활하게 담보하기 위한 시험과 인증, 그리고 항공기 안전성과 성능시험의 세계표준화 부문으로 확장하여 사활을 걸지 않으면 무늬에 그치거나 영종도에 뒤질 처지에 놓여있다.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비전구축, 목표설정과 지원을 위한 거버넌스의 중심인 항공우주청 유치는 호기임에 틀림없다. 기관의 입지와 접근성 확보는 빠른 유치의 첫걸음이다. 오래 전부터 꿈꾸고 밑그림으로 그려왔던 서부경남 항공첨단도시, 에어로폴리스 조성작업이 선행되면서 항공우주청이 설립되어야 한다. 여기에 청사를 거점으로 위에 열거한 부족한 항공우주 클러스터의 다양한 요소와 기능을 포진시키려는 전제가 빈약하거나 늦다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사천과 진주 나아가, 도내 시군 및 학계와 연구소, 기업과 상공계가 머릴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절체절명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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