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의 보물이 된 ‘한국의 갯벌’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의 보물이 된 ‘한국의 갯벌’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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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에 있는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은 지질학적, 해양학적, 기후학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크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22종을 포함해 2150종의 동식물군 등 높은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118종의 철새도 서식한다.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 지난 해 7월 26일,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 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면서 밝힌 선정 취지다.

세계유산은 1972년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유산을 지칭한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부동산 유산이 등재되는 세계유산의 종류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복합유산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12월에 경주 석굴암·불국사가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지금까지 총 15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들이 등재돼 있다. 이들 가운데 2개가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2007년 7월에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이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이번에 한국 갯벌이 두 번째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등재된 영어 표현이 ‘Getbol, Korean Tidal Flats’으로, 우리말 ‘갯벌’로 표기 되어 있다.

갯벌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선정취지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고, 특히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갯벌은 ‘밀물 때는 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 점토질의 평탄한 땅. 펄 갯벌, 혼성 갯벌, 모래 갯벌 따위가 있으며 생물상이 다양하게 분포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면 바다가 되었다가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뭍으로 변하는 갯벌은 지구와 달의 춤이 만들어내는 밀물과 썰물은 기묘한 자연현상이지만, 조개, 바지락, 낙지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생태계의 보고다.

우리나라의 서해-남해안의 갯벌은 미국의 조지아 연안, 캐나다의 동부 연안, 북해 연안,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유역 연안과 더불어 세계 5대 개벌에 속한다. 우리나라 갯벌의 83%가 서해안에 분포되어 있다.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면적은 총 1284.11㎢다. 이 가운데 신안이 1100.86㎢로 전체의 85.5%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보성·순천이 59.85㎢(4.6%), 충남 서천 68.09㎢(5.3%), 전북 고창 55.31㎢(4.3%) 순이다. 국내 갯벌 면적은 총 2482㎢로, 이 중 전남이 153.7㎢로 42.5%를 차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자료(2020년 20월 23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갯벌 면적은 국토의 약 2.5% 정도다. 1987년에 비해 무려 22.5%나 감소한 수치다. 갯벌이 사라진 이유는 갯벌 주변에서 벌어진 공사, 바닷모래 채취, 양식장 확대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7월에 해수부가 갯벌이 지닌 가치를 탄소중립 차원에서 규명한 세계 첫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갯벌이 약 130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연간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갯벌이 탄소 저장고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사실과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등 갯벌의 효용성과 경제성이 입증 된 만큼, 이제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 보존을 위한 정책의 입안과 구체적 방안들이 다양하게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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