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공존을 위한 인식, 딜레마
[교단에서]공존을 위한 인식, 딜레마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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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시인·교사)
허미선


창밖에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운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노래한다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매미가 운다고 한다. 다들 그런다는 이유로 “어, 매미가 울어요”라는 말을 하기 쉽다. 간혹 시적 표현이나 문학 속에서 ‘매미가 노래한다’라는 표현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 말엔 작가의 특별한 사색이 담겨 있다.

이런 말들은 인식의 차이에서 온다. 그리고 인식의 차이는 딜레마를 만든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 속에 선생님은 딜레마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하나의 상황을 놓고 교사의 관점과 학생의 관점, 관리자의 관점이 공존하기에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매미는 땅속에서 6~12년의 애벌레기를 거쳐 성충이 되고 한 달 남짓 살다가 수명을 다한다. 아이들은 매미 소리가 들리자 나무를 올려다보거나 수풀을 뒤져서 매미를 채집한다. 학생은 매미를 관찰과 사육을 통한 배움으로 생각하고 교사는 짧게 살다가는 매미에 대한 생명존중과 배려를 길러 주고 싶다. 그러나 “매미는 한 달밖에 살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선택권을 학생에게 넘긴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독서교육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독서의 교육적 효과로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배움이 일어난다. 한편 가속화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생각해 볼 때 미디어교육의 중요성도 만만찮다. 미디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거나 이끌어 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미디어를 활용하면 시대를 반영하는 진로 교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의 꿈도 미래의 직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심시간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의 시청을 두고 영상에 노출된다고 우려하는 학부모님의 관점도 있다.

학생의 다툼이 심하여 당장 생활지도가 필요한 경우 교사는 쉬는 시간에 끝나지 않을까 부담을 안고 생활지도를 하게 된다. 수업 종이 울리고 화해와 용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으면 여러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된다. 수업이 끝나면 하교 시간이라 학원에 간다고 서두를 텐데 당장 수업도 해야 하고 생활지도도 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다. 충분한 소통은 함께 자라는 과정으로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민원으로 돌아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광의적 의미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급박한 생활지도의 문제로 딜레마에 처할 때, 심적 부담을 덜어 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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