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인공지능 시대
[교단에서]인공지능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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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장학사·시인)
최숙향


어릴적 필자는 다락방에서 공상 만화책을 많이 읽었다. 이런 만화에 한번 빠져들면 꼬리에 꼬리를 문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다. 개량된 주먹만한 크기의 쌀 한 톨로 밥을 지으면 밥이 된 쌀 한 알을 쟁반에 담아 밥상 위에 올려놓고 식구들이 둘러앉아서 숟가락으로 퍼먹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SF 공상만화에서 본 건지, 필자의 머릿속에서 나왔던 공상인지, 수십년이 지난 얘기라 기억이 불분명하다. 주먹만 한 개량된 쌀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지만 토마토 뿌리에 달린 감자,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로봇, 인조인간 등 만화책 속의 내용들이 살아오면서 실현되는 것을 보고 공상만화가 어쩌면 30년의 과학기술을 앞서가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가 막연하게 떠올려봤던 상상들이 생활 속에 급속도로 실현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 시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는 지금 시점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곱씹어 볼 만한 영화 같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을 다룬 2013년 영화이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특이점이 온다’ 라는 ‘레이커즈와일’의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는 속도로 발전하고, 그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인간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젠 교실 속으로도 AI가 본격적으로 파고들 모양새다. 이미 교육분야에 접목 가능한 AI스튜디오스 콘텐츠도 나와있다. AI 휴먼을 선택하고 대사를 넣으면 실제로 인간이 말하는 것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어 발표자료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학생과 영어로 대화하는 영어보조 교사 AI로 학생별 말하기 체크도 가능해졌고, AI 휴먼을 통해 입 모양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영어회화 프로그램 ‘스픽나우’ 딥브레인 AI도 나와 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학생 개인의 학업 역량과 다차원 학력진단을 통해 인지적, 정의적, 신체적 영역을 종합적으로 진단하여, 학생에 최적화된 학습콘텐츠와 학습로드맵을 제공하는 개별맞춤교육이 구현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AI의 발전은 기대와 함께 사라지는 일자리 등 여러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AI의 교육 현장 도입이 교육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순 있으나, AI식 지식의 전달만으로는 교육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정한 교육은 사람과 가슴으로 소통하며 ‘감동을 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 교사는 학생의 정서와 심리적 상태를 파악하여 소통하고 공감하며, 학생의 잠재적인 역량을 이끌어 내는 창조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무궁무진한 발전과 빠른 속도를 느끼며 안일함은 금물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AI로 대체할 수 없는 진정한 스승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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