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상추 등 채소값 급상승...외식물가도 30년 만에 최고
실질소득 감소에 소비 위축...소매판매 넉달 연속 감소세
실질소득 감소에 소비 위축...소매판매 넉달 연속 감소세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외식물가가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제 꺾일지 모르는 물가 상승세에 실질 소득은 줄어들고, 이는 소비 위축,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급등=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달은 폭염과 함께 잦은 비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하며 ‘밥상 물가’를 자극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뛰어올랐고, 상추(63.1%), 시금치(70.6%)를 비롯한 잎채소와 오이(73.0%), 파(48.5%) 등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가격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곡물가 급등에 따른 재료비 인상 요인이 누적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가격이 11.4%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고, 생선회(10.7%) 등도 함께 올랐다.
역시 서민 생활비와 직결되는 전기·가스·수도는 15.7% 뛰면서 상승률이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코로나19 당시 일시 감면된 지역 상수도 요금이 다시 올라간 탓이다.
석유류 가격은 35.1% 올랐다. 전달(39.6%)보다 오름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오름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LPG(21.4%)가 일제히 올랐고, 빵(12.6%)을 비롯한 가공식품(8.2%) 가격도 함께 올랐다.
◇소비위축 현실화=이같이 물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악화로 인한 신음이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소득이 늘지 않으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진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47)씨는 “마트에 가면 채소류는 말할 것도 없고 공산품값이 올랐다는 게 실감이 난다”며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실제 월급은 오히려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가가 뛰면서 소비 위축도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9% 줄었다. 3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로, 이는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은 4.7%다. 6월 조사 때보다 0.8%포인트 오르며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대 심리가 강해지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소비자물가 급등=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달은 폭염과 함께 잦은 비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하며 ‘밥상 물가’를 자극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뛰어올랐고, 상추(63.1%), 시금치(70.6%)를 비롯한 잎채소와 오이(73.0%), 파(48.5%) 등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가격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곡물가 급등에 따른 재료비 인상 요인이 누적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가격이 11.4%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고, 생선회(10.7%) 등도 함께 올랐다.
역시 서민 생활비와 직결되는 전기·가스·수도는 15.7% 뛰면서 상승률이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코로나19 당시 일시 감면된 지역 상수도 요금이 다시 올라간 탓이다.
석유류 가격은 35.1% 올랐다. 전달(39.6%)보다 오름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오름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LPG(21.4%)가 일제히 올랐고, 빵(12.6%)을 비롯한 가공식품(8.2%) 가격도 함께 올랐다.
진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47)씨는 “마트에 가면 채소류는 말할 것도 없고 공산품값이 올랐다는 게 실감이 난다”며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실제 월급은 오히려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가가 뛰면서 소비 위축도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9% 줄었다. 3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로, 이는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은 4.7%다. 6월 조사 때보다 0.8%포인트 오르며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대 심리가 강해지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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