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 '정수장 관리 부실'
창원 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 '정수장 관리 부실'
  • 이은수
  • 승인 2022.08.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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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전국 485개 정수장 위생관리 특별점검 결과
창원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한 원인은 ‘정수장 관리 부실’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창원시와 수원시 수돗물 유충 발생과 관련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한 전국 485개 정수장 위생관리 특별점검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창원과 수원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이유는 역학조사 결과 정수장 관리 부실이 원인이었다.

역학조사반이 창원의 석동정수장에서 나온 유충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원수에서 나온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국내에는 기록이 없는 2종이었다. 또한 정수 과정에서 나온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노랑털깔따구 등 16종이었고, 정수장 주변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노랑털깔다구 등 3종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반은 정수장 주변에서 발견된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원수부터 정수까지 전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는 점과 정수장 여과지·활성탄지 등 방충망 규격이 촘촘하지 않고 일부 파손돼 있던 점을 고려해 “방충설비가 미흡한 곳과 정수지 공간 중 개방된 착수정·침전지 등으로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충이 정수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서까지 나온 이유는 석동정수장 오존발생기 3대 중 2대가 고장과 노후화로 작동하지 않아 필요한 약품이 적게 주입된 점 등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강원 영월의 쌍용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 1마리가 발견됐다. 이밖에 26곳의 정수장에서도 수돗물 ‘원료’인 원수(11곳)나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 등 정수가 이뤄지는 곳(15곳)에서 유충이 나왔다.

환경부는 “영월 쌍용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직후 정수지 물 유입부에 미세차단망을 설치했다”며 “정수지와 배수지를 청소하는 등 긴급조치로 가정 확산을 조기에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광교정수장 활성탄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관련해서는 방충설비가 미비해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봤다. 광교정수장은 팔당호와 광교저수지에서 물을 받는데 지난 6월 30일 폭우로 광교정수장에서 탁한 물이 들어온 점도 유충이 나온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광교정수장 유충에 대해서는 비교·분석할 시료가 없어 유전자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활성탄지에서만 유충이 발견됐고, 고도정수처리공정에서 표준정수처리공정으로 전환해 공정별 감시를 강화한 이후로는 모든 공정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아 비교 분석할 시료가 없었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세계적으로 유충을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이나 수질기준에 포함한 나라는 아직 없다고 설명하면서 “정수장 내에서 유충이 발생해도 가정까지 유출되지 않도록 차단장치를 도입하는 등 위생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이러한 조처에 대해 ‘재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재작년 인천 등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자 수도법령에 ‘수도사업자는 수질기준을 준수하고 소형 생물체 유입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먹는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규정을 마련하고 시행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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