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환아정, 임진왜란 진주성 수호 결의 다진 곳"
"산청 환아정, 임진왜란 진주성 수호 결의 다진 곳"
  • 최창민 원경복
  • 승인 2022.08.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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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연구가 오홍재씨, 학봉전집 인용
역사 고증 통해 재조명 작업 필요
 
산청군이 복원한 환아정

 

지난 6월 산청군 경호강가에 복원한 ‘환아정’은 촛불 밝히고 칼 쓰다듬으며 진주성 수호를 토론한 장소라며 시인 묵객 등이 풍류를 즐긴 곳으로만 기억돼서는 안 된다는 재야연구가의 주장이 관심을 끈다.

재야연구가 오홍재(진주)씨는 “1395년 건립된 환아정(換鵝亭)은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 3대 누각으로 주변 경호강 및 산수가 아름다워 조선 중기 50여명의 선비들이 찾아 70여 편의 ‘환아정 찬미시’를 남기는 등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면서 “그러나 반드시 풍류와 멋, 그것으로만 기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임진왜란 때 경상우도 순찰사를 지낸 학봉 김성일(鶴峯 金誠一)의 일대기를 기록한 학봉전집(鶴峯全集)’을 기초로 “학봉이 산청 환아정에서 임진왜란 1차 진주성대첩을 지휘·지원했다”며 “이는 환아정이 진주 촉석루와 함께 누란의 위기 속에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현장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오 씨는 특히 김성일의 막하에서 소모관(의병을 모으는 임시 관직)으로 활약한 ‘오운’이 올린 제문에는 진양성을 지키기 위해 순찰사와 소모관들이 모여 목숨을 걸고 결의를 다지는 비장한 장면도 나온다면서 관련 한시 구절을 제시했다.

내용을 보면 ‘눈보라가 몰아치던 환아정에서 묵던 날 밤 칼을 쓰다듬으면서 서로 마주 보았고/촛불을 밝힌 채 계략을 토론했으며/먼 곳에 앉아서 계책을 결정해 진양성을 지켜 내었다’라고 돼 있다.

오씨에 따르면 안동인이자 퇴계 이황의 문인 김성일은 경상우도 순찰사가 된 뒤 지역과 연이 별로 없음에도 남명 조식 문인들을 소모관에 임명해 흩어진 군사를 모으고 의병들을 지원하도록 했다.

왜군은 1592년 10월 6일(음력)부터 진주성을 공격했는데 이때 김성일 순찰사는 환아정에 주둔하며 참모 제장들과 진주성 수성계책을 논의했다.

실제 학봉전집에는 △첨정 조종도를 보내 전라좌도와 우도의 의병 및 장수들에게 구원을 요청했고 △호남의 의병장 최경회가 군사 1000여 명을 거느리고 산음에 당도했을때 이들을 진주 살천창(이반성)으로 이동 주둔시켰다 △10월 6일 또다시 정랑 박성을 보내 전라좌도의 의병에게 구원 요청을 하자 임계영이 함양으로 지원을 왔다고 기록돼 있다.

진산 목사 김시민, 곤양 군수 이광악 등이 죽음으로 지켜 이겼다며 임진년 10월 말 진주성 1차전 승리에 관한 기록도 나온다.

역시 참모 소모관으로 활약한 ‘이로’가 올린 제문에는 ‘환아정가에서 소모장의 절부(切膚)를 나누었다’는 글귀도 등장한다. 이로의 제문에는 장전(長箭·싸움에 쓰는 긴 화살)100개를 구해 야밤에 들여보냈다고 했다.

오씨는 “이처럼 환아정이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 했다”며 “시인 묵객들의 풍류지로만 알려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로,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견수불견림(見樹不見林)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환아정을 새롭게 알리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아정은 1395년 산청 현감인 심린이 산음현 객사의 후원으로 지었다. 현판은 명필 한석봉의 글씨였으나 정유재란 때 왜구에 의해 소실됐다. 이후 1608년 권순이 복원했으나 1950년 3월 10일 불탔고 지난 6월 산청군이 재복원했다.

한편 산청초등학교 안내판에 ‘1608년 권순 중수시 우암 송시열(1607∼1689)이 기문을 적었다’는 내용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송시열은 1607년생으로 기문을 적을 수 없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구에 의해 소실된 후 1640년경 권순에 의해 복원됐다는 환아정 중수기문도 권순의 현감 재임기간이 1604∼1608년이기에 오류이다. 중수시기 1635∼1640년의 현감은 심관(沈慣)이다.

최창민·원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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