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문해력 논란
[천왕봉]문해력 논란
  • 경남일보
  • 승인 2022.08.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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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훌륭한 한글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이하로 극히 낮지만,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이라고 한다. 문해력은 글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실제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사람의 사고방식을 좌우하며, 공동체의 생존에 전제가 되기도 한다. 소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낮은 문해력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최근 한 업체가 밝힌 사과문에 쓰인 ‘심심한 사과’ 문장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 ‘지루하다’는 의미의 ‘심심’으로 잘못 이해해 문해력 논란이 일었다. 이태 전에는 ‘사흘’을 ‘4일’로 잘못 알아 인기검색어 1위에 ‘사흘’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국회의원은 상황에 맞지 않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문해력 논란이 벌어지자 윤석열 대통령까지 ‘문해력 향상’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제 해결형의 창의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제도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을 주문한 것이다. 반대 진영에서는 즉각 트집 잡는 문자폭탄을 날렸다.

▶똑 같은 글자를 두고도 네편내편 따라 풀이를 달리하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허구한 날 의미 없는 소모전을 벌이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 정말 문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치 성향에 따라 편을 나누어 광적인 수준의 집단오독을 하는 걸 보면 과연 ‘문해력 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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