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열정' 불태운 소정 박옥자 궁중 민화 기증 특별전
'황혼 열정' 불태운 소정 박옥자 궁중 민화 기증 특별전
  • 백지영
  • 승인 2022.08.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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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부터 밀양미리내민속박물관서 민화인생 담은 40점 전시

예순을 훌쩍 넘은 나이, 취미 삼아 들었던 붓과 물감이 황혼기 열정을 불태우는 원동력이 됐다. 팔순을 기념해 자신의 궁중 민화 인생을 오롯이 담은 작품 40점을 미리내민속박물관에 기증한 소정 박옥자(81) 여사 이야기다.

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소정 박옥자 여사 궁중 민화 기증특별전을 개최한다.

책가도, 일월오봉도, 모란도 등 화려하고 정교한 미적 솜씨와 상징성을 담아낸 민화 작품 40점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60대의 나이에 민화를 그리기 시작해 20년 가까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박옥자 여사가 자신의 예술 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작품 40점을 미리벌민속박물관에 기증하면서 마련됐다.

4선 국회의원과 경남일보 회장 등을 역임한 하순봉 씨의 부인인 박 여사는 지난 2006년 취미 활동 삼아 시작한 수업으로 민화에 입문했다.

우리네 삶 희로애락의 일상을 천년 한지에 먹물과 오방색으로 그려내는 민화만의 매력에 듬뿍 빠져, 민화 동아리를 결성하고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작고한 어머니와 고향 황해도 개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일상의 기쁨·슬픔·그리움을 민화에 물씬 담아왔다.

그는 2009년 대한민국현대여성미술대전 특선에 이어, 지난 2011년 경남도립예술회관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서양화가인 딸과 ‘모녀전’으로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활동 초기에는 호랑이·오봉도 등에 공을 들여왔지만, 말년에 들어서는 책가도·문자도·책거리 등에 집중하며 ‘현대의 선비는 어디 있는가’ 고찰했다.

그간의 민화 여정을 정리하며 기증처를 고심하던 그는 당초 교육 기관을 고려했지만, 작품 성격상 민속박물관에 더 어울리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박물관 측과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성재정 미리벌민속박물관장은 기증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기증 작품전이 선조들의 삶 속에 향유된 민화의 아름다움을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삶에 여유와 휴식이 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여사는 “민화는 일상의 사물이 소재인 데다 호랑이는 ‘벽사’, 잉어는 ‘출세’ 등 각각의 이야기가 있어서 누구든 친근하게 접근하고 위로를 느낄 수 있다”라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민화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박옥자 作 ‘책거리(가리개)’
박옥자 作 ‘책거리(가리개)’
박옥자 作 ‘책가도 1’
박옥자 作 ‘책가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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