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갔지만 ‘아이톡톡’ 불만 후폭풍
태풍 지나갔지만 ‘아이톡톡’ 불만 후폭풍
  • 강진성
  • 승인 2022.09.1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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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원격수업 접속 마비 사태
교사·학생 모두 진땀 “휴업했어야”
교육청 “포털 서버 오류 때문” 해명
교육 효과 의문 등 불만 수면위로
#사례1=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상륙 당일. 재택근무에 들어간 도내 ○○초등학교 한 교사는 아침부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원격수업에 앞서 출근 확인을 위해 교육청 업무포털에 접속했지만 계속된 접속 오류에 시달렸다. 겨우 출근 확인을 했지만 ‘아이톡톡’ 은 2시간 이상 접속되지 않았다. 결국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으로 접속해 수업했다.

#사례2=도내 다른 ○○초등학교. 아이톡톡 접속마비로 한 교사는 수업을 포기했다. 결국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는 것으로 원격수업을 대신했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지만 경남교육청은 일선 학교로부터 후폭풍을 맞고 있다. 미래교육지원플랫폼인 ‘아이톡톡’ 접속 장애때문이다.

당시 도교육청은 모든 학교에 아이톡톡을 이용한 원격수업을 지시했지만 시작부터 3시간 가량 오류가 나면서 교사와 학생은 사실상 ‘헛고생’으로 하루를 날렸다. 접속 오류이지만 이번 사태로 아이톡톡에 대한 기존 불만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무리한 원격수업 강행=원격수업 당일 일선 현장에서는 접속마비로 우왕좌왕했다. 특히 학생 스스로 접속에 어려움이 있는 저학년의 경우 더 큰 혼란을 겪었다.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사는 “저학년의 경우 스스로 접속이 어려워 부모가 옆에서 지도해야 한다”며 “이날 맞벌이 부부는 출근을 해야하는데 오전내내 접속이 안되자 계속 문의가 왔다. 교사들도 접속 원인을 알 수 없다보니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교사는 “접속 오류로 결국 줌으로 수업을 대체했다”며 “하지만 줌 무료버전은 접속 시간이 40분으로 제한돼 있어 이마저도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교육청이 아이톡톡의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한다. 원격수업이 아닌 ‘휴업’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강한 태풍이 예고된 경우 그동안 휴업을 해왔다”며 “학교마다 이런 일을 대비해 연간 수업일수를 의무수업일수보다 1~2일가량 많이 잡아놓고 있기때문에 휴업해도 문제 없다”고 전했다.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이번 일로 학생들은 소중한 시간만 허비하게 됐다”며 “아이톡톡 성과를 내기위해 일선 교사와 소통없이 일방 진행하다가 일어난 참사다”고 비난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접속 오류는 네이버 웨일측의 서버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7일 박종훈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톡톡 접속 오류는 네이버 웨일 서버의 문제로 확인됐다”며 “책임문제를 떠나 교육수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아이톡톡 불만 여전=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접속오류와 트래픽 예측의 실패는 아이톡톡 설계의 실패다”며 “현장교사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경남지부도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톡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교조는 “각급 학교에서는 상황에 맞게 원격수업이나 휴업 등의 선택권을 줄 것을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 진행을 강요했다”며 일방적 결정에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경남교육청은 미래교육을 내세워 ‘아이톡톡’과 스마트 단말기 보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미래교육을 도구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톡톡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많고, 스마트 단말기의 경우 수업에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접속 오류 사태 이후 교사들 사이에서는 아이톡톡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누리교실 운영 등 장점도 있지만 수업효과 등에서는 과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인지 의문점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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