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강력해지는 가을 태풍 대비해야
[과학칼럼]강력해지는 가을 태풍 대비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2.09.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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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태풍’이란 북위 5도에서 20도 사이의 북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는 초속 17m 이상의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는 강력한 ‘열대 저압부’를 말한다. 적도 지방에 쏟아진 태양 복사열이 원활하게 분산되지 못하고 특정 수역에 갇혀버리면서 발생하는 강한 상승 기류가 태풍의 발생 원인이다. 적도 부근의 바다에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쏟아지면 언제 어느 곳에서나 태풍이 발생해 주변의 기압 배치에 따라 엉뚱한 경로를 따라 진행할 수도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 6일 새벽 거제·부산·울산·포항을 강타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가을태풍의 위력을 일깨워주었다. ‘힌남노’는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으로 예보해 전국이 비상 상태로 대비했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맑게 갠 하늘을 보여 기상청을 질타하는 측이 있었다. 하지만 포항지역 시내를 관통하는 냉천이 범람한 탓에 인근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 빗물이 쏟아져 들어가면서 7명의 주민이 생명을 잃었고, 포스코도 물바다로 변해 전력 공급 설비의 침수로 3기의 고로(高爐)가 모두 가동을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피해가 알려진 후 이 논란은 사그라 들었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피해는 태풍의 강도와 머문 시간에 비례한다. 지난 8월 28일 오키나와 남남동쪽 1200㎞ 해상에서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일반적인 태풍의 발생 지역을 크게 벗어난 북위 25.8도에서 발생한 것도 특이했다. 뿐만 아니라 대만을 향해 남서쪽으로 이동하다가 매우 느린 속도로 정체하면서 세력을 키우는 모습도 독특했다.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때의 중심기압은 사라와 매미에 이어 역대 3위였고, 평균 풍속도 역대 8위였으며 강수량도 엄청났다. 한라산의 누적 강수량은 1000㎜를 훌쩍 넘어섰고, 구룡포에는 한 시간에 1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역대급 태풍으로 기록된 이번 태풍의 피해가 적었던 것은 ‘힌남노’가 여늬 태풍과는 달리 우리나라에 머문 시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6일 오전 4시 50분 거제에 상륙한 힌남노의 진행 속도가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갑자기 2배 이상 빨라져서 2시간 만에 포항 앞의 동해로 빠져나가 버린 덕분에 태풍의 피해가 세력에 비해 크지 않았다. 만약 제주도를 지나올 때의 이동 속도로 남해안을 통과했다면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해졌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태평양 서쪽 끝자락의 중위도에 위치해 태풍은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이다. 우리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평균적으로 매년 3.1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거나 스쳐 지나갔다. 여름철인 7월과 8월에 65%의 태풍이 집중되고, 가을철인 9월과 10월에 찾아오는 태풍은 28% 정도였다. 그러나 태풍의 발원지인 북태평양에서는 매년 20~30개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그중에서 7·8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37% 정도이고, 9·10월에 발생하는 비율이 34%나 되며 심지어 겨울철에 발생하는 태풍도 있다.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태풍은 대부분 가을 태풍이었다. 이렇게 가을태풍이 더 강력한 이유는 크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태풍의 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해수면의 온도가 태풍 발생 지역에서는 9월에 가장 높기 때문이며, 두번째로는 가을에 접어들면서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약해져서 태풍이 한반도로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계절의 변화 때문이다. 또 세번째로는 대기의 상하층간의 온도 차이가 커져서 불안정해진 대기가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과 만나 강한 태풍으로 변하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성층권 하부의 제트기류를 약화시켜 태풍이 저항없이 성장하기 ‹š문이다.

세계의 해수 온도는 최근 20년간 0.19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 주변 해수 온도 상승은 무려 0.81도나 상승했다. 또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은 년 3.2㎜였지만 지금은 그 이전 보다 거의 두 배나 빨리 상승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상승은 세계 평균치보다 4배가 높다. 이렇게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기후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기후가 변하면 우리나라도 가을이 아닌 겨울에도 태풍이 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철 슈퍼태풍의 피해를 막으려면 기온 상승, 해수 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을 막아야 한다. 지구온난화 저지를 위한 국제적인 합의와 노력을 해야하고, 천년에 한번 온다는 정도의 자연재해가 거의 매년 닥칠 수 있으므로 이런 대형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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