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사라지는 모교와 마을
[천왕봉]사라지는 모교와 마을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0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기 (논설위원)
고향은 영혼의 안식처이다. 고향에 대한 사무침은 근원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네 삶은 선택할 수 있지만 고향은 선택할 수 없다. 고향이란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다. 고향은 선조들이 오래 살아온 땅이고, 태어나고 자란 풍경, 원초적 입맛과 취향을 빚는 장소이지만 소멸이 늘고 있다.

▶고향인 농어촌 소멸의 첫 단계는 수 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초등학교가 사라지면서 시작되고 있다. 농어촌의 초등학교가 사라지는 현실은 저출산과 농어촌 인구 급감 현상이 지속되는 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아이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는 건 70~80대의 노인들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도심 주변의 마을도 소멸 위기에 처하는 곳이 늘고 있다. 지방소멸은 그저 작은 시골 마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연어가 고향으로 되돌아오듯 우리들의 추억이 가득한 고향을 살리기 위해 인구대책에 모두가 동참해야 할 때이다.

▶1면 1초등학교 마저 사라지면서 면단위 존립까지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학교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농어촌에 사는 인사 중에는 마을도, 집도, 모교라는 초중고교까지 모두 없어진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명과 이름만 남아 있을 뿐 내가 태어난 집도, 학교도, 마을도 사라지고 있다. 실향민이 아닌 실향민이 늘어나고 있다.
 
이수기·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