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칼럼]방방곡곡 가을 축제…피어나는 웃음꽃
[열린칼럼]방방곡곡 가을 축제…피어나는 웃음꽃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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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학교경영행정대학원 객원교수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학교경영행정대학원 객원교수


9월은 지난 8월의 입추를 기준점으로 시작된 가을이 9월 8일 백로를 거쳐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10일의 추석,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23일의 추분(秋分)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가을철 분위기를 자아내는 ‘호시절’이다.

전 세계인의 삶의 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그동안 개최하지 못했던 지역축제를 속속 개최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 중 함양은 비교적 일찌감치 지난 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까지 산삼 축제를 개최해 중간에 불어닥친 태풍을 이겨내고 추석 명절을 즐기며 10일간의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하동은 국내 최대 가을꽃 축제로 자리매김한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지난 17일 직전마을 들판에서 개최해 오는 10월 3일까지 17일간 ‘꽃과의 만남 잔치’를 베푼다. 산청군도 오는 30일부터 10월 10일까지 산청IC 축제광장 및 동의보감촌 일원에서 제22회 ‘산청 한방약초축제’를 개최하고 남해군 역시 오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삼동면 독일 마을 일원에서 ‘남해에서 만나는 독일, 맥주로 하나 되는 남해’라는 주제로 ‘독일 마을 맥주 축제’를 연다.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 ‘밀양 아리랑 대축제’ 등 도내의 지자체는 물론이고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3년 동안 열지 못했던 각양각색의 축제를 개최하여 지역민들의 화합을 끌어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봄에 씨 뿌리고 여름 한철 잘 가꾸어 가을에 수확함으로써 한 해의 먹을거리를 비롯해 살림살이 준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밝은 달도 뜨고 청량한 바람도 불어와 더없이 좋은 호시절을 다 같이 손에 손잡고 즐기는 풍습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풍속도(風俗圖)라 하겠다.

우정 어린 만남, 기쁨을 나누는 즐거운 축제의 장에 햇곡식과 과일로 빚은 맛 좋은 술은 모인 이들의 기분을 고조시키고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하는 매개체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야말로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는 妙藥’이라 할 것이다.

‘범세계적 정당’인 주당(酒黨)의 고문이자 주선(酒仙)으로 공인된 이백(李白 701~762)은 술을 예찬하고 달을 노래한 주옥같은 명시들을 많이 남긴 것으로 유명한데 요즘 가을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도록 특히 주당 당원들에게 회자되는 시 한 수를 소개한다.

/천고의 시름 깨끗이 씻어낼/백 병의 술을 연달아 마시나니/담소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밤/밝은 달빛 쏟아지는데 어이 잠들거나/이윽고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땅은 베개요, 하늘은 이불이라네/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 良宵宜且談 晧月未能寢 醉來臥空山 天地卽衾枕/(척탕천고수 유연백호음 양소의차담 호월미능침 취래와공산 천지즉금침)

좋은 벗을 만나 밝은 달 아래 함께 술을 마시고 담소(談笑)를 나누며 세상의 온갖 시름을 씻어내는 광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시이다. 병들어 몸이 아프면 의원을 찾아가 진단을 통해 약 쓰고 치료하면 고칠 수 있겠지만 세상사 여의찮아 먹구름 드리우듯 온갖 시름이 마음을 어둡고 우울하게 하면 천하 명의라 일컬어지는 화타(華陀) 편작(扁鵲)인들 고칠 수 있겠는가?

질적으로 좋지 못한 술이야 시름을 씻어내는 효과는 고사하고라도 먼저 사람의 심성을 황폐화하고 오장육부를 손상해 폐인(廢人)으로 만드는 독약이자 광약(狂藥)이라 하겠지만 질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스레 제대로 빚어서 잘 숙성시킨 술이라면 이태백 선생의 표현대로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기에 더없이 훌륭한 선약(仙藥)이요, 묘약이라 할 것이다.

올가을 축제 때에는 독일 맥주를 비롯해 프랑스 와인·코냑, 우리 막걸리 등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는 묘약’을 잘 활용하여 더욱 즐거운 축제, 행복한 축제를 통해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재충전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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