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며 한국 작품들이 세계적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 왜곡을 포함한 작품들도 등장하며 ‘역사 왜곡 콘텐츠’가 전 세계로 널리 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작년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철인왕후’는 실제 역사적 인물들을 지나치게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 조선왕조실록, 종묘제례악 등 한국의 주요 문화유산을 ‘지라시(미확인 정보)’로 평하고 ‘술게임’에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드라마 방영 초기부터 역사 왜곡 및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철인왕후’ 제작진은 이 점들을 사과하고 문제가 있는 장면들을 삭제 조치하며 신속한 대처를 보여주었다.
‘조선구마사’를 향한 전 국민적인 비판이 거세지며 SBS는 결국 ‘조선구마사’ 방영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해외 판권 계약은 해지됐고,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중단됐다. 방영 취소 이후 작가와 감독, 출연 배우진들은 부족한 역사 인식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선구마사’ 속 시청자들의 강한 반감을 불러일으킨 부분은 ‘문화적 동북공정’이 의심되는 설정들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중국이 자신들이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특별한 의도 없는 설정’이라는 제작진의 해명은 무책임하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사극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한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국내 드라마의 수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끼칠 영향력을 고려하며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체계적인 검증을 거쳐야 할 중요성이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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