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50년 후, 경남 사과가 사라질까?
[농업이야기] 50년 후, 경남 사과가 사라질까?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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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에 빨갛게 물들어가는 사과밭 사이를 지나게 되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과 농부들의 노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주요 과일 재배지 변동을 전망한 예측 지도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과거 기후조건과 비교해 볼 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계속해서 재배 적지와 가능지가 급격히 줄어들어 50년 후인 207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경남 지역의 사과 재배면적은 3820ha로 전국 대비 11% 정도를 차지하고 점차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추세에, 현재 평균기온보다 약 2℃만 높아져도 주산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생산을 멈추어야 한다고 하니 이 소식을 접한 경남의 사과 재배 농가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과연 50년 후, 경남에서는 더 이상 사과 재배지를 볼 수 없게 되는 걸까.

사과가 아닌 아열대작물로 대체하는 것만이 해답일까. 물론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이 해당 관측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이 지속되고,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과 재배 유형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책은 무엇이 있을까.

지구 온난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과제이고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탄소저감 실천은 당연한 방안이 되었다. 또한 직접적인 대책으로는 환경변화에 대응한 신품종 사과 육성과 이에 맞는 재배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농가의 신품종 재배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품종의 다양화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데도 의의가 있지만 향후 온난화 대응 신품종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신품종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배 농가에서는 일부 품종에 대해 편중 재배를 고수하고 있고, 신품종에 대해 소득화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과는 영년생 작물로 품종 전환이 쉽지 않은 구조라는 생산적인 문제점도 한몫하기에 기존의 품종을 신품종으로 대체하기란 쉽지 않은 듯하다.

한편 신품종의 경우 정상적인 가격을 형성할 만한 수준의 물량을 확보하고 인지도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품종을 확대 보급하기 위해서는 재배기술 플랫폼 개발뿐만 아니라 재배단지 조성, 재배단지와 유통시장 간 상호 연결을 통해 제값 받기 및 유통 활성화 등이 정책적으로 반드시 마련돼야 실효성있는 대응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상기후라는 위기가 오더라도 이에 사과 재배를 포기하지 않고, 위기 자체를 또 하나의 기회로 여겨 경남의 사과가 사라지지 않고 변화에 잘 대응하며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홍정진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재배담당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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