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사과 재배 한계선
[천왕봉]사과 재배 한계선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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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의 계절이 돌아왔다. 함양군 수동면 도북마을에서는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사과축제가 열린다. 거창 밀양 양산 등지에서도 가을 햇살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수확기에 맞춰 크고 작은 사과축제가 펼쳐진다. 경남 도내 사과 재배면적은 3820㏊. 전국 재배면적의 11% 규모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리산 덕유산 얼음골 같은 높은 산자락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과육이 단단하고 치밀하며 당도가 높기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50년 후에는 경남에서 사과가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 농촌진흥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2070년에는 강원도 산간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하고, 2090년에는 그나마 사라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고랭지 채소재배로 유명한 강원도 백두대간 고원지대는 요즘 딴 세상이다. 광활한 비탈면의 채소밭이 사라지고 대신 사과농장으로 변신하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기후위기 여파로 사과재배 농가의 북상행렬이 이어져 이제는 강원도 북단 휴전선까지 진출해 있다. 10년 정도 후에는 강원도가 전국 사과 주산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과일의 재배한계선이 81㎞가량 북상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북상 속도가 심상치 않아 지금 같은 기세로 오른다면, 머지않아 사과뿐 아니라 배나 복숭아 같은 우리의 대표과일까지 종적을 감추게 될지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과일의 품종개량이나 재배방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함을 새삼 느끼는 가을이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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