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제13회 합동 위령제가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 위치한 민간인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최근 봉행됐다.
거제시·민간인희생자거제유족회 주관으로 열린 위령제에는 60여명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추모제에 이어 추모공연, 전통제례,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병학 유족회장은 “해방 후 이념의 대립과 한국전쟁이 몰고 온 광풍에 휘둘려 이른바 거제민간인희생사건과 국민보도연맹사건, 부산·경남지역 형무소 희생사건 등으로 1000여명에 이르는 거제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했다”며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고 기리고자 재작년 이곳에 빗돌을 세우고 마련한 제단에서 무릎 꿇고 맑은 술 올리오니 이제 그 가슴에 맺힌 한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라고 고했다.
이어 “그동안 세월의 무게에 눌려 연로한 유족회원들의 허리는 굽어지고, 머리는 은빛으로 변하고, 해마다 위령제 참석하는 숫자가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이 됐다”며 “기억평화공원이 후손들의 성지가 되고, 낡은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아픈 역사를 기억해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는 평화의 공원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무경 시 행정과장은 추모사에서 “한국전쟁의 이념이라는 굴레에 무고하게 희생되신 영령들을 추모하며, 오랜 세월동안 형언할 수 없는 한을 누르며 견뎌 온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유천업 전 거제경실련 대표는 추모사에서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양민 학살이 자행된 이 비극의 역사에서 억울한 영혼들과 그 유가족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갈등과 아픔의 역사를 반성하고 극복하면서 평화의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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