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옆집 사는 창녕댁
코로나 확진 소식에
살아 있소!
우짜든지 며칠만 잘 참아보소, 밥은?
-천융희 시인, ‘응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본 최고의 디카시이다. 따뜻하다. 힘이 난다. 뭉클하다. 담장에 알록달록 매달려 있는 노인들의 모습이 예뻐서 웃음이 난다. 지팡이에 의지해 서서 안부를 들으려는 노인, 뒤늦게 합류하는 노인 등, 창녕댁이 코로나19 전염병을 잘 견디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담벼락을 넘어 들어간다.
자크 아탈리는 한국의 큰 자산으로 공동체 의식을 꼽았다. 신자유주의 체제와 소득 불균형으로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일, 한국의 정치가 할 일이라고도 했다. 저 노인들에게서 아직 무너지지 않은 우리의 공동체 의식을 본다. 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국적인 힘을 본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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