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사종 환수, 국제적 공감대 형성부터”
“연지사종 환수, 국제적 공감대 형성부터”
  • 백지영
  • 승인 2022.11.0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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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日 최근 보존처리 완료 소식에
향후 대응책 모색 학술 강연회
임진왜란 혹은 그 이전 일본이 반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진주 연지사종 환수를 위해서는 약탈 문화재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감정적 대응이 아닌 국제적으로 통하는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는 지난 5일 진주시 남성동 진주문화원 강당에서 ‘연지사종 환수 운동의 성과·과제와 보존 처리 후 우리의 방향’을 주제로 학술 강연회를 개최했다.

진주지역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사학자 등을 중심으로 일본이 자국 국보 ‘조선종’으로 지정한 진주 연지사종 환수 운동이 펼쳐져 왔다. 이 과정에서 종 표면이 녹슬고 구멍이 나는 등 열악한 보존 상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져 왔다.

쉽지 않은 환수에 앞서 더 이상 종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에 한국과 일본 양측은 공감대를 이뤘고, 지난 9월 일본 측은 1년여에 걸친 보존 처리를 마무리했다.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급한 불’이 꺼진 가운데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강연회가 진주지역에서 열렸다.

이날 ‘연지사종 환수 운동의 성과·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영호 경북대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전리품’으로 가져갔다는 설과 고려 말 왜구의 약탈설 등을 거론하며 반출 시기·과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지사종이 현재 위치한 일본 신사에 보존된 내력을 밝히는 한편, 연지사종에 남아있는 낙서가 일본 내 다른 종에도 존재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환수 방법에 대해서는 기증·구입·인도·대여·(법적)강제 등 문화재 환수 방식 중 연지사종은 일본 국보로 지정된 만큼 구입·강제·기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약탈 문화재임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에서만 통하는 논리가 아닌 도덕적·국제적으로 통하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로 환수되는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는 대부분 구한말·일제강점기에 약탈당한 것과 달리 연지사종에는 400년 이상 긴 세월의 무게가 실린 만큼 당장의 큰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진주시민 대표단이 신사를 방문하고 연지사종을 관찰하고 관심을 두는 행사를 매년 지속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고, ‘우공이산’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동욱 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진주 연지사종 보존 처리 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청소년 대상 교육의 중요성 등을 역설했다.

강 소장은 “현재 진주 연지사종은 일본의 국보다.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불가능하다고 환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쉼 없이 환수 운동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는 진주의 문화유산인 연지사 종이 일본에 약탈당했다는 사실을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으로 꼽았다. 그는 지속적인 홍보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에서 온다고 보고, 청소년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화를 이용한 교육을 제안했다.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 싣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쉽지 않은 만큼 지역 교사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진주교육지원청이 제작하는 지역화 사회 교과서에 수록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정부 당국의 관심 △국제 연대 △지자체의 경제적·행정적 지원 △시민사회단체의 학술세미나·공개토론·포럼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연지사 종이 일본 국보에서 해제돼야만 환수가 용이하다”며 “일본 국보 해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5일 진주시 남성동 진주문화원 강당에서 ‘연지사종 환수 운동의 성과·과제와 보존 처리 후 우리의 방향’을 주제로 한 학술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지난 5일 진주시 남성동 진주문화원 강당에서 ‘연지사종 환수 운동의 성과·과제와 보존 처리 후 우리의 방향’을 주제로 한 학술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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