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지역정당제, 2026년 기초의원 선거 때 도입해야
[경일시론]지역정당제, 2026년 기초의원 선거 때 도입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2.11.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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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이수기 논설위원


정치란 쉽게 말하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주민들 사이의 의견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활동과정이다. 정치를 넓게 보면,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국가와 지방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활동만이 아니라, 학교의 반장 선거부터 주차·쓰레기·환경 문제 등 내 주변과 생활을 바꾸는 결정도 모두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행위를 위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꽃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듯,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민주주의가 완전히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정당은 현대정치의 생명이다. 정당 없이 현대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다양한 국민의사를 정당을 통해 결집, 표출하고, 그 정당에 의해 국민과 주민 간의 의사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다. 정당의 매개 역할이 없을 때 국민들이 국가적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구체화시킬 수도 없다.

우리 헌법과 정당법은 다당제가 보장되어 있다. 정치에 대해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면 각자 자신들의 뜻에 맞는 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정치선진국 미국은 정당법이 없고, 독일, 일본은 우리 정당법처럼 지역정당 설립을 막는 법들이 없고, 일본은 지역정당과 정당이 아닌 단체도 지방선거에는 후보를 낼 수 있다. 우리 헌법 전문과 제8조 제1항, 제2항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혹은 어느 단체·결사체들은 균등한 기회를 부여받아 자유롭게 정당을 설립,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87조 제1항에 정당이 아닌 기관·단체의 명의 또는 그 대표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위해 연구소·동우회·향우회·산악회·조기축구회, 정당의 외곽단체 등은 그 명칭이나 표방하는 목적 여하를 불문, 사조직 기타 단체는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 정당법은 정치결사체도 인정받기 힘든 구조다.

중앙차원의 국회의원 선거가 아닌, 기초의원만이라도 지방정당이 공천하고 선거운동을 하도록 해야 하지만 현실은 할 수 없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국민과 주민들 간에 권력을 잇는 다리로 권력의 관찰자며, 의회정치의 장본인이다. 경제규모, 성공한 민주주의 수준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 차근 차근 준비를 해 2026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기초의원에 지역정당 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가 됐다. 하나 지방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쉽게 정당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18대 대선 때 여야 후보자들은 기초지방선거 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으나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앙정치권이 기득권을 놓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당법은 법정주의라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만 정당으로 인정한다. 후보자 공천, 캠페인 같은 것도 정당만이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당 조건이 중앙당을 수도에 두고 5개 광역에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 되는 요건을 갖추고 선관위에 등록을 해야 인정이 된다. 현행 정당법은 군사 발란을 통해 정권을 탈취한 군사독재정부가 1962년 제정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이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독재 때의 정치결사와 정치활동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분권의 역사가 깊은 영국, 일본, 독일 등은 전국 정당 외에 지방선거 참여만을 전제로 하는 지역정당 설립이 가능하다. 지역정당이 시행되면 지역과 주민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주민들의 참여와 숙의를 활성화시켜 주민들의 욕구들을 지방정부 정책에 반영시키는데 있어 중앙정당보다 용이하다. 지방선거의 경쟁 활성화로 지역정치가 중앙정치 종속에서 벗어나게 하고, 지역 주민들의 정치적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역정당제도를 시행할 때 기존의 지역주의 구도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수도 있고,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조차 중앙의 힘을 빌리는 의존도를 낮출 수도 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도 지역정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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