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턱에도 안 간 내가
오늘 교복을 입고 가방을 등께
이리 좋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라
니는 아나?
-박순현 시인, ‘어화둥둥’
어찌 다 알겠나. 어르신들의 저 기분을. 중고등 학교에 문턱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세대의 사람들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어르신들의 기분을 다 알 수 없다. 저 창대한 허공으로 모자를 벗어 던지고 가방을 던져놓고 한껏 웃어 젖히는 저 표정에서 무한한 좋음을 볼 뿐이다. 어디 마음만 자꾸 들뜨겠나. 노랫가락이 두둥 뜨고 웃음이 하하하 뜨고 늙은 몸이 화들짝 뜰 것 같지 않은가. 숫자를 알고 글을 알았으니 진주 가는 차도 타고 구례 가는 차도 탈 수 있다. 아들네에 봄에는 매실을 보내고 가을에는 대봉도 보낼 수 있다. 이보다 좋은 어화둥둥이 어디 있겠나.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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