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경일춘추]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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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박상재 


귀뚜라미 노래하는 저녁마다 눈썹만큼 달이 커가는 성묘의 계절! ‘현고 학생부군(顯考 學生府君)’이란 글씨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학생은 벼슬을 하지 못하고 타계한 사람들에게 붙이는 것인데 ‘죽어서도 학습하는 인간이 되라!’는 영원한 가르침이 돌 위에 새겨져 있다. 공자는 배우길 좋아해 ‘학습형 인간’이란 만세 사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얼마나 배움에 몰두했으면 ‘발분망식’이라 먹는 것조차 잊었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 술 더 떠 매월당은 이름조차 ‘시습’이라 지었다 ‘시(詩)’는(always; 언제나)라는 뜻이고 ‘습(習)’은 우(羽)와 백(白)의 합자(合子)로 ‘갓 태어난 어린 새로 끊임없는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는 飛(비)를 추구한다. 학(學)은 머리로 하지만 습(習)은 ‘학습의 완성으로 인생을 몸으로 살아라, 실행하라’는 뜻으로 ‘앎에 대한 사랑과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지고 학습을 통해 얻은 배움을 내 삶에 반영해 실천하라’는 숙명의 가르침이다.

논어는 군자를 107번이나 언급하며 내 영성의 만족을 목표로 노인들이 공부하는 모습은 진정 군자의 모습이라며 △배움과 실천을 통해 날마다 새로운 내 모습을 만들어가고 △나의 꿈과 이상이 같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교감하며 △남의 평가와 시선에 연연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발걸음을 걸어가라 했다.

우리처럼 나이 들어 꼭 필요한 세 가지를 퀴즈로 내면 대부분 두 가지는 잘 맞힌다. 돈, 건강, 세 번째로 와이프나 친구를 대부분 이야기하지만 정말 들어가야 할 정답은 ‘자기 성찰’이다.

최치원은 양양(襄陽)의 이상공에게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주옹반낭(酒甕飯囊)의 꾸짖음을 피할 길 없고, 행시주육(行尸走肉)의 비웃음을 면할 수가 없구나.” ‘주옹반낭’은 무능한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말로 ‘배는 밥 구덩이고, 장은 술 주머니’ 라는 뜻이다. ‘행시주육’은 후한 사람 임말(任末)의 고사로 그는 스승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가다가 길에서 죽게 됐다. 그는 조카에게 자기 시신을 스승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며 “사람이 배우기를 좋아하면 죽더라도 산 것과 같고, 배우지 않는 자는 살았어도 걸어 다니는 시체요, 달려가는 고깃덩이”라며 배움을 강조했다. 세월 따라 걸어온 족적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남은 생을 더 알차게 살려면 그 무엇보다 겸허하고 진솔한 자기 성찰이 진정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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