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시선(sysun)파트너즈·컨설턴트)

지금 대한민국은 컨설팅 홍수다. 컨설팅 아닌 것이 없다. 부동산 가게에도 ‘컨설팅’이라 붙어 있고 전자 제품 판매장의 점원도 ‘상품 설명’이 아니라 ‘컨설팅을 한다’고 말한다. 휴대전화 충전기 하나를 사도 담당자의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그냥 내가 선택하게 놔두지 않는다. 입시설명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컨설팅을 왜 받을까? 어쩌면 과거에도 컨설팅의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일이 존재했겠지만 언젠가부터 컨설팅이 안 붙는 영역이 없다. 컨설팅(consulting)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고객을 상대로 상세하게 상담하고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상담의 본질이 ‘왜’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방향을 찾아 ‘무엇을’해야 하는지 솔루션을 뽑아가는 과정이므로 컨설팅은 ‘고객 문제 해결’의 다른 이름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중소기업인 들이다. 이들은 중소기업 육성시책의 대상이 되는 기업으로 소유와 경영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많다. 따라서 나라의 지원시책을 누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경제판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다이엘핑크의 말을 생각해보니 나 역시 그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하고 있었다. 나는 무형의 지식을 세일즈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나의 조언에서 어떤 가치를 느꼈기에 나에게 돈을 지불했을까?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는 뭘까?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세상 모든 게 컨설팅이다. 모두가 컨설턴트이자 고객이다. 나도 현업에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턴트이지만 집에 가면 자식에 대한 컨설턴트이며, 또 어떤 이에게는 내가 고객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자신의 고객에 대해서 그들 내면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 걸까. 고객의 욕구를 듣기에 앞서 내가 정해둔 답만을 강요하지는 않았을까? 컨설턴트로서 나의 자세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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