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혼자’와 ‘함께’의 변주곡
[경일춘추]‘혼자’와 ‘함께’의 변주곡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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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 (인공지능산업 컨설턴트)
안종훈 인공지능산업 컨설턴트


‘혼자’가 좋은가, 아니면 ‘함께’가 좋은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답 할까. 금방 나올 것 같은 데 그렇지가 않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함께’보다 ‘혼자’를 더 좋아 할 것 같은 데 그것도 아니다.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일 때가 많다.

코로나 이전 유럽여행을 할 때 노후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는 북유럽에서 온 여행객들을 보면, 노년의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관광지를 걸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었다. 검소한 옷차림에 밝은 얼굴 표정, 나도 저렇게 늙어야 하겠다고 다짐도 해보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아니 시선의 차이로 보여 진다. 내 마음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아픔으로 혼자만의 동굴을 파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혼자’와 ‘함께’의 질문은 사치가 되어버린다.

타인으로부터 상처 받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상처를 받으라는 말이 아니고 그 상처를 견뎌낼 내공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붓다의 말씀대로 인간의 삶 자체가 ‘고(苦)’이고 세상 모든 것이 고정된 것이 없으며, 언제나 변화 속에 살고 있다는 ‘무상(無常)’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쉽지가 않다. 깊은 산 절에서 스님을 만나 합장하고 인사를 할 때는 느끼다가도 산을 내려오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언제나 ‘나’를 드러내 돋보이게 하고 싶고, 상대의 자존심 상하는 말에 대해서는 바로 공격을 한다. 받은 만큼 돌려주자. 언어폭력이 나오게 된다. 같이 있는 상대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낄 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 틈을 만들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잠시 후 ‘아~ 내가 잘했구나’ 라는 감정을 느끼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함께’의 가치를 느낄 것 같다. 최유나 이혼전문 변호사는 ‘혼자와 함께 사이’(2022) 라는 책에서 말한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고, 타인에게 상처받고 치유 받던 그 시간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혼자와 함께 라는 물음 자체가 무색해지는 경계에 서서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또 ‘내가 있기에 네가 있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혼자와 함께’의 무한한 변주곡을 연주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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