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당부’ 연습현장] 탈춤과 비보이, 미디어 아트를 만나다
[‘심신당부’ 연습현장] 탈춤과 비보이, 미디어 아트를 만나다
  • 백지영
  • 승인 2022.12.15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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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오광대 오방신장무 고증·각색
브레이킹 댄스·증강 현실 등 더해
탈 착용 시야 차단에도 비보이 분투
16일 경남문화예술회관서 무료공연

“여기 조명 전부 다 꺼주실 수 있을까요?” “백스테이지 조명까지 전부 꺼버리면 너무 어두워 앞을 보기 어려울 텐데 괜찮겠어요?”

14일 오후 7시께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융복합 공연 ‘심신당부’ 출연진이 공연을 이틀 앞두고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7시께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 옆,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이른바 ‘백스테이지’ 공간에 암전이 찾아왔다.


공연 팀이 경남문예회관 관계자 염려를 뒤로한 채 각종 기술 장비가 뿜어내는 은은한 빛에만 의지하기를 택한 까닭은 빛이 그만큼 중요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융복합 공연 ‘심신당부(心神當付), 마음을 다해 신에게 청하다’가 그것.

심신당부는 진주지역 대표적인 민속예술인 진주오광대의 탈놀음과 언뜻 보면 그 대척점에 있는 듯한 힙합댄스의 일종인 비보이 브레이킹 댄스를 주축으로 미디어 아트와 증강 현실 등을 접목한 융복합 작품이다.

무대에 선 출연진 앞뒤로 다채로운 미디어 아트가 겹을 이뤄 송출되면서 관객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심신당부’는 진주문화관광재단의 ‘융복합 민속예술 공연지원 사업’에 선정된 ㈜윌유엔터테인먼트·진주오광대보존회·구니스컴퍼니 컨소시엄이 지난 4월부터 준비한 공연이다.

‘팬데믹 이후의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라는 주제를 진주오광대가 분하는 ‘천신’과 비보이들이 선보이는 ‘지신(문둥이)’ 그리고 한 소녀의 간절한 기도를 통해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날 낮 시간대에 춤·연기 등에 초점을 두고 연습을 진행했던 공연팀은 저녁 시간대에는 각종 미디어아트 장비 등도 설치해 합을 맞췄다. 조명의 정도와 방향을 점검하는 한편 영상이 화면으로 쏘아지는 경로 등을 고려한 동선을 맞춰보는 등 보다 세밀한 조율에 나섰다.

익숙하지 않은 진주오광대의 문둥이 탈을 쓴 비보이들은 연신 ‘쾅쾅쾅’ 입으로 소리를 내며 합동 안무 연습을 이어갔다.

추운 공기 속 롱패딩 차림으로 손에 입김을 불어 넣으며 순서를 기다리던 ‘소녀’ 역 배우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금세 표정을 바꾸고 간절한 표정과 몸짓 연기에 빠져들었다.

 

 


“음악은 ‘여기는 너무 무서워요’라는 대사 때부터 넣어주시면 됩니다.” “각자 위치가 너무 퍼져 있으니 뒤쪽 원 안으로 비보이들 다 들어와 주세요.”

공연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했다. 일반적인 공연에서는 조명 위치 등 몇 가지 부분만 사전에 입을 맞추면 그만이지만,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공연인 까닭에 영상 송출 시점·경로 등 더 많은 부분을 미리 약속하고 맞춰봐야 하기 때문이다.

‘소녀’ 역 김희연(31) 배우는 “공연을 만들다 보면 ‘이렇게도 표현될 수 있구나’라는 점에서 흥미롭다”며 “전통예술인과 배우로서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경험은 처음인데 풍성한 공연이 될 것 같아 저 역시 결과물이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진성(28) 비보이는 “오광대의 탈을 빌려 쓰고 춤을 추는데 시야 확보가 어려워 평소 공연보다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심신당부’만의 이야기를 구축해서 장면을 만들고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는 작업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하정용(46) 진주오광대 놀이꾼은 “평상시 탈놀이에 비해 연기적인 부분이 더 많아져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일반 무대에서 공연자들이 미처 내용으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을 미디어를 통해 함께 전달하는 만큼 관객에게 더 극적으로 와닿길 바란다”고 했다.

윤재훈 기획 PD(34)는 “진주오광대가 고증한 오방신장무를 기존보다 재미있게 각색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고증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펼쳐 보이는 움직임과 표현에 기술이라는 날개를 달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신당부’는 16일 오후 7시 경남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공연일 오후 5시 30분부터 현장 예매가 가능하다. 문의 진주문화관광재단(055-795-3218).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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